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한국 다문화 가정에 대한 현실과 과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인식 전환과 교육의 필요성
[객원 에디터 8기 / 이지윤 기자] 다문화 가정이란 서로 다른 국적, 인종, 그리고 문화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가족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 동안 단일 민족 국가로 지칭되어 온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이 처음 등장할 때는 6.25 전쟁 이후 외국인 군인과 한국인 여성의 결혼이 증가하면서부터이다. 1950년대 이후 국내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로 다문화 가정의 수는 늘어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다문화 가정을 생소하게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상 반에서 다문화 가정에 속한 아이를 흔하게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이 생소하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 인구 통계(2022.11월)에 따르면, 다문화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25.1% 증가하여 최근 다문화 인구 유입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다문화 가정이라고 생각하면 흔히 주로 수도권 외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다문화 가정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농촌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서울(77,569명), 경기(131,136명) 등 대도시와 전국 각지에 둥지를 틀고 있음을 알 수 있다(통계청 2022.11.29).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4월 기준 국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 수는 18만 1178명이다. 이는 십 년 전(55780명)보다 200% 이상 증가한 숫자이다. 이제 다문화 학생은 어느 학교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들을 바라보는 편견은 아직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특정 학교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조금만 모여 있더라도 한국 가정의 부모들은 이들과 잘 지내는 것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를 피하려고 한다. 한 한국인 학부모 인터뷰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은 언어 문제가 있거나 학부모로부터 방치되어 생활한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경제 2023.9.11 기사). 이러한 편견의 결과로 다문화 학생들이 지역 전체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 아닌 특정 지역이나 학교로 다문화 학생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
2021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다문화 수용도가 과거에 비해 더 낮아졌음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부모들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수용도가 낮다 보니 이들을 바라보는 부정적 태도가 자녀들한테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다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 학교에서의 폭력과 왕따 문제로 파생된다. 작년 당진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베트남 이주 가정 자녀의 학교폭력 사태도 피부색과 외모 비하로 시작되어 폭력의 수위가 높아진 사건이었고, 이를 보며 최익희 다빈치 건강 놀이 심리협동조합 대표는 다문화 자녀들이 다양한 학교폭력을 겪고 있는데 이는 어른들에게서 배웠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어 말하였다(당진신문, 2023.4.22).
과거에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만연했지만, 이제는 다문화 가정을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현실이다. 인구 감소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요즈음 우리나라 구성원이 되기 위해 들어오는 이주민들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준비 없이 다국적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다 보니 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대처하기보다는 그들의 부족함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기는 문제를 그들 때문이라 치부하고 편견의 시선으로 그들을 대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을 다양한 이유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가정을 이루고 뿌리내리려 하는 대한민국 구성원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며, 이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교육과 국민인식 전환에 대한 지원이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언어교육이나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은 물론, 이들을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모든 사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인식교육과 편견을 줄이는 공익광고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확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