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이은율 기자] 넷플릭스에 등장한 새로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가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누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1950년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개성 있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로맨스이자 감동적인 인생이야기로 진지한 사회적 맥락을 읽어주는 드라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문학소녀 오애순과 순애남 양관식의 로맨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제주도에서 예전부터 존재했던 시대적 고충 그리고 인물들의 복잡했던 사정들을 관찰하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경험하게 한다. 주연 배우로는 아이유와 박보검이 등장해 드라마 공개 전에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이들의 열연은 드라마가 전하는 감정의 폭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주고 있다.
드라마의 연출은 주제와 감정을 강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연출로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속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단순히 드라마적인 사건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었다. 드라마가 비치는 이면에 현실적인 고민과 세대갈등 그리고 인간이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에서 세트와 CG 활용은 현실적인 배경을 넘어서 드라마의 몰입도를 시각적으로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이 드라마는 대사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엄마를 찌르면 똑같은 가시가 돌아와 박혔다”와 같은 대사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깊은 울림을 준다. 이 대사는 금명과 애순이 싸우는 장면에서 나온 금명의 독백으로, 금명이가 엄마의 상처를 그대로 되돌려 받는 모습을 표현한다. 이 대사에서 금명과 애순이의 대사에서 보이는 감정을 후회와 창피가 아닌 이해와 인정이다. 이는 어머니와 딸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서 드라마 시청자들은 ‘폭싹 속았수다’ 의 대사들은 단지 상황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자기 자신을 비난하면서도 결국 반복되는 상처를 피할 수 없는 인물들의 슬픔의 굴레를 잘 표현하고 있다.
“내가 아궁이 앞에 있어도 내 딸은 펄펄 날았으면 좋겠어.” 이 대사는 애순이 관식에게 하는 말로, 옛 시절 제주도에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과 애순이 바라는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욕망을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시어머니와 할머니의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기대에 대한 애순의 의지와 반항이 잘 드러난 대사다. 여자는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과거의 사회적 차별적 인식에 대해 애순이는 자신의 딸이 그 차별을 뛰어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 대사는 여성의 자유와 꿈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으며, 세대 간의 가치 충돌을 표현한 중요한 장면이다. 애순이는 자신의 딸이 통제받지 않기를, 차별받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대사를 전한다.
‘폭싹 속았어요’는 제작비 6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그만큼 세트와 특수 효과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제주도 마을은 실내 촬영뿐만 아니라 전체 마을을 세트장으로 제작하여 각 장면에 어울리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항구와 바다 장면은 대부분 CG로 구현되어 드라마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세트와 CG의 조화는 드라마의 몰입감을 더욱 극대화해, 시청자들에게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그 시절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특히, 애순이의 엄마와 할머니 역할을 맡은 염혜란과 나문희 배우의 연기는 그야말로 눈물 제조기라 할 만큼 강렬하다. 5화의 사진관 장면에서 두 배우의 연기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하고 애달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린 시청자가 많았다. 염혜란, 나문희 두 배우의 연기는 캐릭터의 감정적 깊이를 잘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어린 애순이를 연기한 김태연은 기댈 곳 하나 없는 애순이의 감정을 완벽하게 분석해 부족함 없이 표현하며 성인 애순이 역할을 맡은 아이유와의 싱크로율로 큰 찬사를 받고 있다. 두 배우의 연기에서의 감정과 흐름은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일을 보여주는 것과 같아서 극 중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석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어린 시절의 애순이와 성인이 된 애순이가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물과 배경이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와 감정의 깊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폭싹 속았수다’는 사랑, 가족, 세대 갈등, 그리고 꿈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작은 대사와 장면들조차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제주도의 자연과 과거의 시대상이 어우러진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면서,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이로써 ‘폭싹 속았수다’는 시간과 세대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울림을 남기며,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기억될 작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