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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 생각만으로 기기 제어 가능한 시대가 열릴까?

뉴럴링크(Neuralink), 생각만으로 기기 제어 가능시대 열까?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정동현 기자] 2054년 미국 워싱턴.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범죄를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이 사회를 안전하게 지킨다. 영화 <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치안 시스템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의 얼굴을 예언자들의 뇌와 영상재생 장치를 연결하여 보여줌으로써 범인을 알려주고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리 크라임’이라는 시스템을 가능하게 했다. 

이 SF 영화 속 내용이 이제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뉴럴링크(Neuralink)는 이미 지난 1월 29일 최초로 인간 대상으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칩을 인간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현재까지 칩은 환자의 뇌 속에서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은 환자의 두개골 일부를 제거한 뒤 동전 크기의 칩인 텔레파시(telepathy)를 뇌에 이식하였는데, 이 칩은 미세한 실 모양의 전극을 발생시켜 신경세포(뉴런)와 신호를 주고받는다. 뉴럴링크가 진행하는 뇌 칩 이식은 전신 마비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일명 루게릭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뇌 신호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알려졌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X(트위터)를 인용하면서 첫 이식환자가 “신경 자극 감지(neuron spike detection)”가 양호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 세계 최초 뇌 삽입 칩 텔레파시(telepathy).사진제공:  Neuralink>

첫 BCI 칩 이식 인간, 놀란드 아르보(Noland Arbo)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에 따르면 2016년 당시 22세였던 아르보는 호수에서 다이빙을 하다 목 아래가 마비되는 사고를 당해 전신 마비가 왔다고 한다. 명문 텍사스 A&M 대학(Texas A&M University)에 다니던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청년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족에게 모든 일상을 의지해야 했으며,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뉴럴링크 텔레파시의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실 64개의 실로 구성된 전극이 아르보의 두뇌에 삽입되어 신호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의지대로, 즉 생각만으로 TV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체스도 둘 수도 있게 되었다. 

2016년 설립 이후 8년 동안 뉴럴링크는 수천 개의 뉴런의 활동을 감지하도록 설계된 뇌 이식용 컴퓨터 칩을 개발해 왔다. 칩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유연한 실에 부착된 1,024개의 전극이 포함된 작은 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뉴럴링크는 생각만으로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칩을 통해서 신체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처럼 뇌를 컴퓨터와 연결하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정보와 기억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받은 지 8개월 만인 지난 1월 29일 1차 시험 이후, 이 달 중순 2차 추가 실험 계획을 밝혔다. 경추 척수 손상 또는 루게릭병으로 양손 사용이 어려운 환자의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번 실험은 아르보에게 적용하면서 있었던 몇 가지 시행착오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극을 보다 안전하게 고정하기 위해 뇌에 더 깊숙하게 실을 삽입하고, 수술 후 두개골 안에 남은 공기주머니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알려진 아르보의 생각과 칩인 텔레파시 사이의 지연 현상으로 인해 성능 저하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럴링크 측은 그 원인으로 전극과 뇌를 연결하는 실이 느슨해져서 성능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 조치는 이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수술 후 뇌와 두개골 사이에 남아있던 공기로 인해 전극을 구성하는 실이 뇌와의 연결 부위에서 빠져나와 움직였다고 추정되는 문제점을 수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무엇보다 칩과 뇌 사이의 정보 전달 효율성을 위해 삽입하는 실의 수를 128개( 첫 실험에서 64개)인 두 배로 늘리기로 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하겠다. 

뉴럴링크의 독점적인 기술로 보이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사실 이미 20년 이상 연구되어 온 분야이다. 그럼에도 뉴럴링크의 기술이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선 방식이라는 편리함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상당히 이상적으로 보이는 뉴럴링크의 성공 열쇠는 무엇보다 임상 횟수를 늘려서 기술적인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럴링크 측은 첫 실험자인 아르보에 이식된 채널의 약 15%만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부분에 대한 안정성 또한 계속 확인해 나아갈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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