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항공기 추락 사고 원인
“하강 기초단계서 추진력 잃어”
[객원 에디터 4기 / 임소연 기자] 지난달 네팔 포카라에 추락한 여객기가 사고 직전에 엔진 동작이 멈췄다는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월 15일(현지시간)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승객 72명을 태운 네팔 여객기가 추락했고 현재까지 시신 71구를 수습했으며 발견하지 못한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당일 오전 10시 33분 네팔 수도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국내선 여객기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도착지인 포카라 공항의 인근 숲에 추락했다. 카트만두에서 서쪽에서 129km 떨어진 포카라는 비행기로 25분 거리에 불과하다.
수다르샨 바르타울라 예티항공 대변인은 “항공기에는 68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으며 추락 시점은 착륙 예정으로부터 10~20초 전”이라고 밝혔다.
네팔 민간항공청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아르헨티나인 1명, 호주인 1명, 프랑스인 1명, 아일랜드인 1명 등 총 15명의 외국인이 탑승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주네팔대사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 2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전했다. 외교부는 탑승자 가족들과도 긴밀하게 소통 중이다. 우리 정부는 사고 현장에 주네팔한국대사관 직원을 급히 파견하고 외교부 본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도 가동했다.
이번 네팔 항공기 추락사고에 관해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고 높이 산 14개 중 8개를 보유한 네팔에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탑승자 167명이 모두 숨진 1992년 파키스탄 국제항공 에어버스 A300 추락 이후 네팔 항공 사고와 관련 30여 년 만에 최다 인명 피해로 기록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포카라에서 출발한 타라항공 여객기가 히말라야산맥에 추락해 22명의 탑승자가 숨진 바가 있다.
항공교통관제소(ATC) 측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 조종사는 애초 공항 동쪽에 착륙을 요청했다가 서쪽으로 재허가를 요청해 허가를 받았으나 돌연 추락했다. 현지 날씨가 맑아 기상 조건이 불리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블랙박스 분석 결과, 추락 여객기의 마지막 하강 구간에서 엔진 추진 동작이 없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원회는 블랙박스의 조종석 음성 녹음과 비행 기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양쪽 엔진의 프로펠러가 “하강 기초 단계에서 페더링됐다(engines went into feather in the base leg of descending)”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페더링은 비행 중 엔진이 멈췄을 때 프로펠러가 공기 저항을 받아 기관이 추가로 손상되는 것을 막고자 프로펠러 날개의 각도를 90도 기울여 항력을 줄이는 기능이다. 항공전문가인 K.B.림부는 ‘프로펠러가 페더링됐다’는 것은 엔진에 “추진력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