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분을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
수면 패턴과 기분의 관계
[객원 에디터 8기 / 한동욱 기자] 최근 웨어러블 기기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단순히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기분 변화까지 예측할 가능성까지 열렸다. 해당 기술을 통해 우리는 내일 기분을 미리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마치 날씨 예보처럼 우리의 기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기분은 사람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특히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기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기분 장애는 사람의 수면 패턴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수면 데이터를 활용한 기분 예측 기술은 더욱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기기들은 기분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기분 변화를 미리 파악해 적절한 대처를 하도록 도와준다. 이를테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을 때 사람들에게 미리 알림을 주고, 그에 맞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만약 이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기분 장애를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가장 발전한 분야에는 대표적으로 ‘수면 패턴 분석’이 있다. 오늘날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스마트워치, 스마트 밴드, 헤드 밴드 등)는 수면의 질과 패턴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가령 애플 워치(Apple Watch)나 핏빗(Fit bit) 등의 스마트 기기들은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면의 단계(깊은 잠, REM, 얕은 잠 등)를 기록해 수면 질을 평가한다.
사람의 기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수면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거나 수면의 질이 나쁘면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부정적일 수 있다. 부정적인 기분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삶의 패턴과 질을 떨어뜨린다. 반면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은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면은 우리의 생체 리듬과도 관련이 있다. 생체 리듬은 사람의 몸이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신체적 활동을 하는 리듬을 말한다. 이 리듬이 잘 맞춰져 있을 때 우리의 기분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반면 이 리듬이 깨지거나 불규칙해지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기분 장애의 원인을 수면 패턴에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최근 연구에서 기분 변화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 연구팀은 168명의 기분 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429일 동안 수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기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기분 장애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기술은 우울증을 80% 정확도로 예측하고 조증을 98%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가벼운 기분 변화도 95%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수면 패턴과 생체 리듬이다. 생체 리듬은 우리의 몸이 자연스럽게 따르는 내부 시계로, 자고 일어나는 시간과 활동하고 휴식하는 시간을 조절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생체 리듬이 늦어지면 우울증 위험이 커지고, 빨라지면 조증 위험이 커진다. 이처럼 수면과 생체 리듬은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기술은 기분 장애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치료는 주로 환자의 자기 보고나 심리적 평가에 의존하지만, 수면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은 더 정확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정확한 기분 변화 예측과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이는 정신 건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분 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와 기분 예측 기술의 발전에 따른 더욱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