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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재정착을 위한 첫번째 단계: 의식 개선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난민들의 현실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이하은 기자] 유엔난민기구에서 정의하는 ‘난민’은 박해나 폭력, 자연재해 등을 피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본국을 떠난 사람들을 의미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본국을 떠나왔는데, 피난 국과 국제사회마저 그들을 외면하고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현실 속에서, 이들은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게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들로 난민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엔 유엔 난민기구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올해 2월 말부터 누적 약 1,0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였고 현재도 660만 명 이상이다. 

주변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난민을 외면해왔던 행보와는 달리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들을 보였다. 폴란드, 독일, 체코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특별 장기 체류 비자를 발급하고, 장/단기 숙소를 제공하며 난민들과 난민들을 도우려 자원하는 사람들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 등의 정부 지침을 빠르게 발표했다.

하지만 자선단체들은 정부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하는 것이 기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대하던 것과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난민 자선단체인 The Harbour Project의 Claire Garrett 씨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즉각적으로 난민 지위를 받아 사람들의 집에서 살았지만, 아프간인들은 몇 달 동안 호텔에 머물렀다며 “가치의 위계가 없어야 하지만 영국 사회에 난민들이 통합되는 방식의 차이가 지난 몇 달 동안 명백히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우크라이나의 난민들이 몰려들었던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국경 크라 코 벤츠 검문소와 메디카 검문소에서 일어난 난민들 사이에 차별이 문제로 대두되었다. 우크라이나 보안요원들에 의해 일부 아프리카 출신 주민들이 국경 행 버스와 열차 탑승을 하지 못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인 사람에게만 국경 행정절차의 우대나 호텔을 제공하는 등의 방침이 문제였다. 이를 구분할 때도 외모로 나뉘어 유럽인의 외양을 가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의 무리에 포함되는 일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국적이 아니고 백인이 아닌 사람들의 난민 자격을 논하는 의견이 분분했고 제3국 국적의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방법은 불명확했다.

이처럼 난민 중에서도 국적이나 외모로 인해 차별되는 사례들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와 1년 전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통해 근거 없는 난민 혐오와 폐쇄적인 태도가 파악되었다.유엔난민기구(UNHCR)와 한국리서치는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가 발생했던 2018년 11월과 2022년 11월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난민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18년보다 2020년의 수치가 소폭 감소했지만, 두 번의 설문조사 모두 남녀노소, 지역과 종교를 막론하고 모두 난민 수용 반대 여론이 50%를 넘었다.

정부는 작년 아프가니스탄에 무슬림 단체 탈레반이 재집권하게 되면서 탈출하려는 아프간 난민 중 우리 정부와 일했던 현지 직원들과 그 가족 390명을 구조 수송하였다. 행정부는 ‘특별기여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그들이 우리 정부를 도왔으며, 난민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당위성을 부여함으로 그전보다 긍정적인 여론이 생기긴 했지만, 이는 난민이라는 자격만으로는 우리 국민이 이러한 정부 지원이 제3국의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이러한 난민 혐오와 차별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위 언급한 유엔난민기구의 작년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난민 반대의 근거 중 하나는 역시 인종, 국적, 종교에 기반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생겨난, 치안이 악화할 우려이다. 또한 난민이라는 핑계로 이만하는 ‘가짜 난민’이나 난민을 돕는 데에 사용되는 세금에 관한 우려이다.

반대를 말하는 사람들은 난민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 난민을 돕는 것이 의무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선의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선의도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며 난민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따져 묻는 것이다.하지만 난민들을 돕는 것은 그들이 인권을 보장받도록, 안전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국제사회의 가장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의무이다.

난민 문제는 국제사회와 개인에게 도덕적,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이라크, 시리아의 난민 등 오랜 시간 곳곳을 떠돌고 있는 난민의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지원을 받았던 우크라이나의 난민을 향한 관심도 식어간다.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지난 3월부터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머물 집을 제공했던 사람 중 25% 정도가 6개월 이상 지원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8월 초 ONS의 설문에 응답했다.

난민을 향한 각국과 개인의 지원은 해가 갈수록, 충격적인 사건이 기억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줄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에도 계속하여 고통받는 난민들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난민들의 상황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그들의 삶을 위한 의지와 용기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난민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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