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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예술작품에 잇따르는 학부모의 항의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박서진 기자] 12월 7일, 프랑스의 한 학교에서 르네상스 시대 화가 그림으로 인한 교사들의 수업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프랑스 파리 외곽에 위치한 자크-카르티에 중학교의 한 교사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디아나와 악타이온’이라는 이탈리아 화가 지우제페 세자리의 그림을 보여준 것이다. 

‘디아나와 악타이온’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사냥꾼 악타이온이 목욕하는 사냥의 여신 디아나(아르테미스)를 봤다가 사슴으로 변하는 장면을 담은 작품으로,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림 속에는 여신 아르테미스와 그를 따르는 네 명의 님프가 나신으로 그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그림을 본 일부 학생들은 그림이 외설적이라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 학부모는 이를 항의하며 교사의 수업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에 자크-카르티에 교사들은 분노했고, 이들은 다음 날 학부모에게 메일을 보내 “교실에 들어가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교사들은 “관리자가 교사를 전혀 보호해 주지 못한다”라며 수업을 거부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자크-카르티에 중학교를 찾아 시찰하고, 항의를 주도한 학생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토록 강경한 조치를 한 까닭은 최근 몇 년 동안 교사들에 대한 공격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간주된다. 

지난 2020년에는 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다룬 만화를 보여주었다가 살해당한 사례가 있었으며, 올해 10월에는 프랑스 북부에서 무슬림인 옛 제자가 교사를 찾아가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도 있었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를 다룬 예술작품이 학교에서 수난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앞서 미국 기독교계 학교에서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포르노’라는 항의에 교장이 해고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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