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젓가락 재사용하면 간암에 걸린다고?!
[객원 에디터 8기 / 정동현 기자] 최근 중국의 한 가족이 모두 간암으로 사망한 사건이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원인으로 나무젓가락 재사용이 언급되었다. 오래 사용한 나무젓가락 내의 곰팡이균으로 인해 아플라톡신(Aflatoxin)이라는 강력한 발암 물질이 생성되어 간암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플라톡신은 장기간 노출되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 물질로, 전문가들은 나무젓가락의 표면 틈새 등을 통해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일정 기간마다 교체해야 한다고 추천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일회용 젓가락은 사용 후 즉시 버려야 하며, 나무젓가락 대신 스테인리스 젓가락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중국발 기사를 통해 국내 여러 매체에서 언급되었다. 하지만 중국 뉴스 플랫폼 The Paper에 실린 2013년도 기사라는 것 이외에, 환자를 치료한 병원이나 의사 등 정확한 사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더 밝혀진 바는 없다.
일반적으로 일회용 나무젓가락 제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사용되어 곰팡이와 해충을 방지하는데, 그 화학물질 중에서 황산가스와 같은 유해 물질이 피부를 자극하고 소화기에 문제를 유발하여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내용(The Daily Meal, 2014년 3월 8일)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아플라톡신 관련 내용은 간암 발병을 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아플라톡신 연구는 주로 견과류나 곡물에 곰팡이 주요 원인으로, 보관 중 습기와 온도 관리가 적절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수확 후 제대로 건조되지 않거나 보관 중에 물기나 습기가 들어가면 곰팡이가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 아플라톡신과 같은 발암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플라톡신의 발견과 중요성
2010년 12월 6일 MIT News에 따르면 아플라톡신은 1960년 봄. 영국이 터키로부터 수입한 땅콩을 먹은 칠면조 10만 마리가 갑작스럽게 죽은 사건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이 사건은 “칠면조 X 질병(Turkey X disease)”으로 명명되었는데, 땅콩 속 곰팡이 Aspergillus flavus와 Aspergillus parasiticus에서 생성되는 독소가 칠면조의 간을 손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독소가 바로 아플라톡신이다. 이후 연구들을 통해서 아플라톡신이 곡물이나 견과류 등에서 곰팡이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과 동물의 간암을 비롯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플라톡신은 간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암 과정을 촉진하는데, 이 과정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아플라톡신에 노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장시간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켜 간암을 발생시키게 되지만, 다량을 한 번에 섭취할 경우 급성 독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간암과는 별개로 간 기능 부전, 간 손상, 간경화 등의 즉각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2021년 발표된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 과학기술 대학(Nelson Mandela African Institu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Martin E. Kimanya의 연구에 따르면, 2016년 탄자니아에서 아플라톡신에 의한 간암 발병률은 10만명당 약 2.95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위험 지역에서는 10만명당 6.79명 가량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는 아플라톡신에 대한 노출이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과 아플라톡신에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플라톡신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 아플라톡신 통제 파트너십(The Partnership for Aflatoxin Control in Africa: PACA)에 따르면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 아플라톡신에 의한 간암 발병률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식품 보관 및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오염된 곡물이나 땅콩 등이 쉽게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는 아플라톡신 오염율이 높은데, 이는 제대로 된 식품 규제와 보관 시설의 부족이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공공 보건 대책이 부재한 나라일 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적인 요인과 식품 안전 관리의 부족이 간암 발병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가난한 지역일수록 아플라톡신으로 인한 간암 발병율은 증가한다고 볼수 있다. 이에 공공 보건대책과 식품 안전 교육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저개발 국가에서 제도적인 보안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 진다면 아플라톡신을 통한 간암 발병률은 충분히 낮출 수 있을 것이다.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간암 발병율은 성인 남성기준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다음으로 알려졌으며,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B형 간염 등의 원인이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공공 보건 정책이나 식품관리면에서 제도적으로 잘 적립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플라톡신에 의한 간암 발병률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수입 식품에 대한 검사와 규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아플라톡신은 열에 강하기 때문에 가열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곡물류 보관시 습도 60% 이하, 온도 10-15% 이하를 유지해야 하며 밀봉해야한다. 사소하게 생각할수 있는 땅콩, 아몬드 등과 같은 견과류와 옥수수 등 과 같은 간식의 보관 문제와 주방 조리기구에 대한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