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객원 에디터 9기 / 곽지윤 기자]시리아 내전 종식을 선언한 지 단 석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 (SOHR)에 따르면 현재 민간인 사망자가 973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친아사드 세력과 과도정부 등 전투원을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 수는 1천300명을 넘어선다.
이 유혈사태는 역사적, 정치적, 종파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시리아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핵심적으로는, 작년 12월 8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이후, 반군에 의해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시리아는 단순히 정권 교체를 위한 내전 세력인 정부군과 반군 간의 대립이 아니라, 이란, 이스라엘, 러시아, 미국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정치·이념적 갈등이기도 하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다른 친이란 세력들과 시리아 내에 있던 친이란 세력들에게까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 내 친이란 시설을 폭격했고, 그 과정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민간인 지역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다. 또한, 미국도 이란 지원 세력에 대한 공중 타격을 가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국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10년 넘게 고통받아온 시리아 국민들이 또다시 전쟁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잔혹한 사건 이후 민간인 사망자뿐만 아니라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레바논으로 향한 이가 21637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시리아가 단기간에 이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며 앞으로 장기 불안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제적인 개입이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의 복잡한 이유들로 개입이 쉽지 않다.
미국과 유럽이 시리아 문제에 직접 개입할 경우 러시아 및 이란과의 긴장 고조가 염려되기에 쉽게 발을 뻗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다른 국제적 사안에 자원이 투입되고 있어 시리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사드 세력 붕괴 이후 미국의 국무부는 시리아의 미래는 국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국제적인 개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언급한 바 있다.
또한, 터키 역시 시리아 북부에서 자국의 안보 문제로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개입이 더욱 복잡해진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 (PKK)과 연계된 조직으로 간주하며 공습과 지상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사회가 개입할 경우, 터키의 반발과 군사적 충돌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
러시아와 이란은 오래전부터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왔다. 그러므로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 분쟁에 개입하려고 하면 러시아와 이란은 이를 아사드 정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과 관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해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리고 현재 이 분쟁은 단순한 시리아 내전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개입할 경우, 더 큰 국제 분쟁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