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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푸틴, 서로가 절실한 사이?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윤 기자] 김정은과 푸틴이 손을 잡았다. 지난 9월 13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북한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러 정상의 만남: 긴밀한 협력과 숨겨진 전략

현지 시각 낮 1시 시작 예정이었던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30분 이른 12시 30분, 약속 장소인 우주기지에 도착했다. 9월 1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평소 푸틴은 다른 국가의 정상과 회담 때마다 짧게는 수 십분, 길게는 수 몇 시간씩 지각해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는 ‘지각 대장’으로 유명하지만 이날만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00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의 자리에서 14분 늦었고, 2014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는 4시간 15분을 늦었으며, 또 정상회담 시간약속의 신기록도 세운 횟수도 다소 빈번하다. 그러나 그는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에서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사뭇 다른 성의를 보여주었고, 장시간 기차로 이동한 김정은을 살갑게 맞이했다. 

북러 정상들의 회담은 이전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단독으로 개최된 이후로 약 4년 만이다. 두 정상은 확대 정상회담과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공식 만찬까지 4시간가량의 회담을 마쳤으며, 군사협력과 기술협력 확장 관련 문제들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무기 보유량이 많고 방위산업 생산능력이 발전된 북한과의 전쟁용 무기 거래 및 지원에 관한 회담을 진행하였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회담을 통해 북 인공위성 개발과 우주 프로그램을 포함한 투자, 전반적인 군사 협력 등 양국 간의 다양한 협의가 서로 이득을 가져다줄 기회를 노려, 이를 활용하기 위해 두 정상 모두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BBC는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러시아에 매우 귀한 군수품 공급처가 될 수도 있고, 이미 이러한 점을 포착해 접근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 둘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북러의 관계

북한과 러시아는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지원하는 동맹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두 정치 지도자 사이에는 공통된 정치 관념이 존재한다. BBC 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각각 패권국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와 ‘불량 국가’ 비난을 받고 있어 이로 인해 비슷한 지도자 길을 걷는 푸틴과 김정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었다. 게다가 러시아는 북한과의 전략적인 정치 관계를 통해 경제, 안보 관련 문제 및 러우 전쟁으로 인하여 겪고 있는 식량 부족 사태 등을 해결할 수 있으며, 북한 역시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지지국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 유용한 이익을 얻는다. 

북, 러 무기 공급 및 지

2014년 2월 발생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이후,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치열한 전쟁이 다시 본격적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러시아의 전투 무기 공급량은 수요를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한겨레 신문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루에 평균 4만 발에서 6만 발에 이르는 대량의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군사 생산 능력을 훨씬 초과하여, 현재와 동일한 공격을 지속하려면 러시아는 추가 탄약 공급이 시급하다. 또한, 최근 러시아 방위산업계는 탄약 공급이 아예 끊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탄약 생산을 늘리고 공급량을 확대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마저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결국 푸틴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무기 거래 추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이 둘의 무기 거래는 유엔 안보리(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 내용 위반이라며 북러 무기 공급 추진 협의를 경고했다. 

러, 북 위성 개발과 우주 프로그램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개최된 이유는 김정은의 최대 관심사인 위성 개발과 우주 프로그램 때문이다.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1차 발사 실패 이후 지난 8월 단행된 2차 발사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노렸던 부분은 러시아와의 우주 개발 협력이었고, 이는 상대적으로 우주 개발 경험이 많은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전수받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북한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직접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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