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는 사라져야하는 제도일까?
기여입학제 찬반
기여입학제와 평등성
[객원 에디터 7기 / 우성훈 기자] 미국의 대학 입시 제도 중 하나인 ‘기여입학제’는 대학 발전에 공헌하거나 기부금을 많이 낸 사람들의 자녀들에게 입학 기회를 부여하는 정책이다.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명문 사립대학들은 이 제도를 통해 부모가 동문이거나 기부자일 경우 그 자녀들에게 입학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런 미국 대학교들의 기여입학 대상자는 SAT 점수에서 약 160점 정도의 이점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여입학제는 ‘ALDC’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졌는데, 이 용어는 체육 특기생(Athletes), 동문 자녀(Legacies), 학장 특별 추천(Dean’s interest list), 그리고 교직원 자녀(Children of faculty and staff)를 의미한다.
기여입학제를 찬성하는 측은 대학 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대학에 기부금을 내면, 대학은 그 재정을 통해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의 경우, 기부금 누적액이 약 226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약 25조 8천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엄청난 기부금 덕분에 학생들의 70%가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교육의 평등성을 중요화하는 데 큰 역할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여입학제는 그 취지와 목적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공정한 입시 제도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우선, 이는 부유한 백인들이 좋은 대학에 쉽게 입학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남아 있고,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제도가 계속된다면, 대학교 내 학생들끼리만이 아니라 교수들과의 관계에서도 갈등이 증가하면서 대학 캠퍼스의 분위기를 해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은 평등을 강조하며 교육 기회의 균등과 모든 사람의 평등을 중요시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기여 입학제와 기부금에 의한 입학은 학생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의 재력과 기부금으로 대학 입시에 유리한 점수를 얻는 것이므로 기회가 균등하지 않고 돈이 더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MIT, Caltech와 같은 대학교들은 기여입학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Purdue, Johns Hopkins, Texas A&M 대학교 등 기여입학제를 막고 있는 대학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0년 Wall Street Report에 따르면,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는 미국 상위 250개의 대학 비율이 2004년 63%에서 2020년 56%로 줄었다고 밝혀졌다.
기여입학제의 폐지와 도입에 대해 현재도 많은 대학에서는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많은 대학이 기여입학제를 통해 얻는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속 가능한 재정 모델을 개발해야 하고, 대학 입시 제도는 학생들의 능력과 성취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여입학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복잡한 문제다. 대학의 재정적 안정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공정성과 다양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앞으로 기여입학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이 제도의 장단점을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