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금성에서의 생명 가능성, 과학이 마침표를 찍다

‘악마 쌍둥이’ 금성,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 갖춘 적 없어

화산 활동이 밝힌 건조한 내부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8기 / 이지윤 기자] 외계인은 실제로 존재할까? 이 질문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기나긴 논쟁의 중점이 되어왔다. 누군가는 지구 외의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확신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하다고 믿는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간이 지구의 밖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 행성’,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행성’ 중 하나로 꼽히는 금성이 실제로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금성은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높은 표면 온도와 짙은 황산 안개로 뒤덮힌 혹독한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성은 지구와 크기 및 질량이 비슷하여 ‘악마 쌍둥이’로 불리기도 한다. 

과거 많은 사람들은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믿었다. 이는 금성의 이처럼 극단적인 환경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 금성이 현재와는 다른 환경을 가졌을 것이라는 과학적 추정에 기반한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금성의 온도가 과거에는 지금보다 낮았으며, 액체 상태의 물이 고인 ‘바다’가 있었을 가능성을 주장한다. 물이 존재했으므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 설정되었을 것이고, 그러므로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금성에 물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믿는 과학자들은 바다가 전부 증발하지 않고 지각 속에 갇혀있을 것이라 말했다. 반면 금성은 생태계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관점을 가진 과학자들도 많았으며 이들은 금성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지각 속의 물이 수증기로 완전히 증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입장을 지닌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천문학연구소의 테레자 콘스타티누 연구원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금성 대기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 이 행성의 내부가 건조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금성에서 발생한 화산 활동을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로 내세웠다. 지구의 화산 활동을 고려했을 때 화산 분출물의 주요 물질은 마그마, 그리고 연기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중 가장 주의 깊게 관찰되어야 할 물질은 바로 연기다. 연기의 가장 큰 구성 물질은 물로, 연기는 마그마 속 갇혀있던 물이 분출로 인해 끓어오르며 생긴 수증기인 것이다. 고로, 화산 활동의 연기는 지각에 물이 존재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하지만 연구팀이 관찰한 금성의 화산 활동에서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 즉, 이는 금성에서 화산 활동 시 물이 거의 분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곧 금성 내부가 건조한 환경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금성의 물이 희박한 건조한 환경을 밝히는 데 기여했으며, 머지않아 추가적인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 경 금성으로 탐사선을 보내 정밀한 대기 구성 분석을 실행할 계획이라 전했다. 이를 통해 금성의 형성과 진화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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