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 혁명, 에이즈 백신 개발의 현실화
[객원 에디터 8기 / 김나현 기자]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와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는 종종 같은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엄밀히 말해 둘은 다르다. HIV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 바이러스로, 에이즈의 발생 원인이다. HIV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약화되어 감염병에 취약해지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결국 에이즈로 진행될 수 있다.
에이즈는 영어로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약자로, 면역세포(CD4+ T 세포) 수가 특정 기준 이하(200/㎣ 미만)로 감소하거나 기회감염이 발생했을 때 진단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IV 감염은 초기 급성 증상(발열, 메스꺼움 등), 임상적 무증상기, 증상 발현기의 세 단계를 거친다. 특히 임상적 무증상기가 길게는 10년까지 지속될 수 있어, 감염자는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위험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HIV와 에이즈는 조기 진단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Gilead)가 개발한 새로운 에이즈 백신 ‘레나카파비르’가 주목받고 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백신은 여성 대상 연구에서 HIV 감염을 100%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했으며, 남성에게도 비슷한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혁신적인 결과는 에이즈 퇴치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나카파비르 백신은 에이즈 환자와 잠재적 감염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HIV와 에이즈 환자 수는 여전히 많으며, 특히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예방과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약 1,000명의 내국인이 HIV에 새로 감염되고 있으며, 아직 진단되지 않은 잠재적 감염자 수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맞아 비아니마 유엔 에이즈 프로그램(UNAIDS) 사무총장은 “레나카파비르 백신은 환영할 만한 성과”라며, “문제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도 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레나카파비르의 전 세계적 보급이 이루어진다면, 에이즈라는 무시무시한 질병의 종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레나카파비르 백신의 발견은 단순히 의료 기술의 발전을 넘어 글로벌 보건 혁명의 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감염 예방 효과를 입증한 이 백신이 의료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도 보급된다면,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 퇴치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제 사회는 에이즈 퇴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예방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