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약속 어긴 일본, ‘약속 지켰다’며 반박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록 당시 우리나라 군함도 희생 설명 약속
지난해 6월 정보센터 “강제노동 본 적 없다”
[위즈덤 아고라 / 전시현 객원기자] 일본 정부는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군함도에 당초 약속과 달리 강제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전시하지 않았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제대로 했다’는 반론을 펼치기로 했다.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31일까지 예정된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활용한 관련 설명을 “성실하게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들이 징용돼 강제노동을 당한 장소다. 일본 정부는 징용 조선인의 노동 현장인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 등이 포함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을 전시에 넣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희생자를 기억하고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보여주는 시설인 산업유산정부센터가 막상 개장을 하고 보니 “민족차별도, 강제노동도 본 적이 없다”는 하시마 주민 증언 위주로 전시가 구성됐다. 오히려 강제 노역을 부정하고, 희석하는 자료가 전시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ICOMOS) 공동조사단 3명이 지난달 7∼9일 현지 방문과 온라인 방식으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시찰했다.
시찰 결과, 한국 등에서 온 노동자들의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고, 해당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전시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12일에는 일본이 과거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는 결정문안 초안을 작성해 공개했다. 또한,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미 공개한 결정문안을 수정 없이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지적에 대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왔다”라며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전시가 모두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