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듀크 오브 에딘버러(Duke of Edinburgh Award)’
청소년이 다양한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해 잠재력을 키우는 성장 프로그램
신체적 정신적 성장이 가능한 청소년 활동
[객원 에디터 4기 / 장수빈 기자] ‘듀크 오브 에딘버러(Duke of Edinburgh Award)’는 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자발적이며 독립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이 된 프로그램이다. 듀크 오브 에딘버러는 지금은 고인이 된 영국 여왕의 부군 필립 공의 공식 칭호로, 필립 공은 청소년 시절 스코틀랜드 고든스토운 학교에서 수학하였는데 이 학교는 아웃도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는 본 프로그램 구성에 영향을 주었다.
DofE 프로그램은 크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운영된다.
첫 번째로 참여하는 청소년 참가자들은 4가지 분야의 활동을 반드시 하여야 하는데 자원봉사(Volunteering), 신체활동(physical), 기술개발(skills), 원정(expedition)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러한 4가지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은 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돌보는 경험을 하게 되며, 신체를 강건하게 발달시키고,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정을 통해 자연을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
두 번째 DofE의 특징은 브론즈와 실버, 골드의 세 단계로 구성되어 점진적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다. 세 단계의 차이는 참여하는 기간의 길이로 브론즈의 경우 최소 3개월, 실버는 6개월, 골드는 12개월의 기간이 요구된다. 또한 각 단계의 원정 활동 기간도 차이가 있어서 브론즈는 1박 2일, 실버 2박 3일, 골드는 3박 4일이 된다. 만 14세가 되면 브론즈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특징은 지속성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활동 과정을 살펴보면 매주 최소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기록해야 한다. 이는 신체활동, 기술개발, 자원봉사 모든 영역에 해당된다. 짧게는 3개월 혹은 길게 9개월 이상까지 매주 꾸준하게 자발성을 가지고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각 활동의 기간이 긴 만큼 형식적으로 혹은 일시적으로 활동해서는 완성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경우 개인이나 친구 몇 명과 함께 소규모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학교나 기관의 정해진 일정을 굳이 따를 필요가 없다. 때문에 활동의 융통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참가한 청소년이 다양한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해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DofE 프로그램에서의 원정은 이 프로그램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세운 목적을 가지고 동력 없이 도보나 자전거, 카누나 카약 등 사람의 힘으로 자연을 여행해야만 한다. 흔히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아웃도어 교육과정은 학교나 기관들에 의해 설계되어 청소년들은 수동적으로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DofE에서의 원정은 청소년들 스스로가 계획하고 주도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수의 과학자들은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과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현대의 교육 환경은 이에 반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대의 청소년들이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적다는 것은 모두 실감할 것이다. DofE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연 속에서의 경험은 미래 환경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요한 실마리이며 자연에 대한 애정과 지켜야 한다는 절실함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4명에서 최대 7명까지의 청소년 원정 활동은 다양한 측면에서 배움의 효과를 갖는다.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태도를 배울 수 있으며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에 대한 관점을 만들고, 자연을 즐기면서 보호하는 태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DofE는 전 세계 130여 국가에서 국제 프로그램으로 운영이 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08년에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국제 청소년 성취포상제’라는 이름으로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주도하여 운영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가진 장점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용보다는 형식에 그치는 접근 및 입시에 미치는 성과에 매달리는 교육 환경이 의미 있는 청소년 프로그램의 성취를 방해하고 있다. 청소년이 자연 속에서 어울리며 주도적으로 잠재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조속히 자리 잡아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성장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