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항균 필름을 대체할 새로운 기능성 항균 첨가제 개발
항균 필름, 쉽게 훼손 및 번거로운 필름 제작하기 위한 공정
한국재료연구원(KIMS)에서 개발한 첨가제, 항균 특성 부여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면서 승강기 버튼, 문손잡이, 터치스크린 등 주변에 항균 필름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구리는 항균 필름의 주성분으로 쓰이고 있다. 과거 1832년 프랑스 파리에서 콜레라가 유행했을 때, 구리를 다루고 캐던 노동자들이 전염병에 잘 걸리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문손잡이, 밀판, 수도관 등 항균을 목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1932년 항생제가 나오게 되면서 구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들이 탄생하게 되면서 1980년대 이후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구리와 구리합금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항미생물 금속 제재로 인정받은 만큼 살균 효과가 좋아 접촉 살균 (contact killing)으로 대장균의 99.9%를 2시간 이내로 죽인다. 혐기성 세균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 세포,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6시간 이내로 살균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아직까지 구리가 미생물을 죽이는 원리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구리가 세포막 혹은 핵산을 파괴,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해 과산화수소(H2O2)를 만들고 이를 다시 구리 이온과 반응하면 반응성이 높은 수산화 라디칼(radical) (HO)를 생성해 수산화 라디칼이 세균 세포의 지질, 핵산, 단백질 등 을 파괴하는 등 여러 가설이 돌고 있다.
구리가 코로나 19를 상대로도 항균 효과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2020년 3월, 미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연구진은 국제 의학 학술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다양한 소재의 표면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시간을 확인했고 그 결과 구리 표면에서는 4시간, 판지에서는 24시간 이상 그리고 플라스틱은 2일에서 3일 동안 생존했다.
구리의 항균 효과로 항균 필름의 주 재료로 쓰이게 되면서 코로나 19의 확산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 널리 쓰이고 있지만 단점도 있다. 항균 필름은 투명성이 낮고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되면 쉽게 훼손되기 때문에 항균 효과가 많이 줄어든다. 또한 기존 제품에 부착하거나 필름 제작하는 공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2022년 2월 3일, 한국 재료 연구원(KIMS) 나노바이오융합 연구실 김창수 박사 연구팀은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진 높은 금속이온을 발생시키는 첨가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수지에 1~2 wt%(예를 들어 100g 물질 중 1g은 첨가제)를 첨가시키면 기존 물질에 아무런 변화 없이 항균 특성 99.99% 획득하게 된다. 항균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며 무독성 물질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안전하기도 하다.
김창수 책임연구원은 다양한 제품에서 광범위하게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며 현재 양산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