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용 잠수함, 타이탄이 난파된 이유
[객원 에디터 5기 / 하지후 기자] 2023년 6월 18일 Ocean Gate Expeditions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Titan’ 호가 타이타닉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코스에 가기 위해 잠항했다가 1시간 45분 만에 내파 하여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타이타닉 호 잔해 관광은 모두 8일에 걸쳐서 진행되며, 비용은 1인당 $250,000(한화 약 3억 3천만 원)에 달하는 어마한 액수에 금액이다.
2023년 6월 16일,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 타이탄을 탑재한 모선인 MV Polar Prince 호가세인트존스의 항구에서 출항했다. 잠수정에는 해당 업체의 CEO인 스톡턴 러시,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해미시 하딩, 프랑스인 탐험가이자 타이타닉만 30년 넘게 연구한 폴앙리 나르졸레, 파키스탄인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다우드까지 총 5명의 남성이 탑승했다.
2023년 6월 18일 10시 02분경, 예정대로 타이타닉호의 침몰 수역 근처에서 잠수정은 잠항을 시작했고, 계획상으로는 2시간 30분 뒤 타이타닉호 잔해 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 1시간 반 이상이 지난 11시 45분, 즉 2~3km가량 하강했을 시점부터 갑자기 polar Prince에 잠수정으로부터의 연락과 위치 추적이 두절되었다. 이때 모선인 polar Prince에서 즉시 실종 신고가 이뤄졌어야 했으나, 잦은 고장들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것으로 여겨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polar Prince는 본래 18시 10분 다시 부상했어야 했을 잠수정이 소식이 없자 18시 35분 경이되어서야 미국·캐나다의 해안경비대에 실종 신고했다.
2023년 6월 18일부터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경비함과 잠수정을 동원해 실종된 잠수정을 수색하기 위해 해안경비대는 항공기 2대, 잠수정,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수색 작업에 동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직후 잠수 과정에서 선체가 손상되어 밀폐가 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잔해가 발견되면서 사고의 원인은 내파가 맞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고의 경우는 300 기압이 넘는 초고압 환경에 노출되면서 압력 변화가 순식간에 일어났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술이다.
잠수정의 설계 결함도 사고 발생의 한몫했다. 해당 사고가 내파로 추정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난무했으며 그에 따른 근거들이 분석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부분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 잠수정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적인 유인 심해 탐사’를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잠수정과 모선이 저렴하며, 잠수정이 여러 명의 관광객을 태울 수 있고 관광객들이 외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 연구용 잠수정들과는 전혀 다른 위험성 높은 파격적인 설계를 대거 채용하였는데, 이것이 사고의 주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잠수정은 모선과 안전 케이블 등으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고 심지어 긴급 부상용 밸러스트 추는 ‘선반 위에 얹힌 파이프’이며, 탑승한 사람들이 모두 한쪽으로 몰아 앉으면 잠수정이 기울어져 추가 굴러 떨어지면서 작동하는 황당한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잠수정 자체의 내부 구조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구조도를 보면, 5인승이지 좌석조차 없으며, 그냥 바닥에 깔린 검은색 고무 매트가 인테리어의 전부다.
사건 이후 밝혀진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 중 하나는, 잠수정 자체에 별개의 계기판이나 조작 콘솔이 있는 것이 아니라 Windows 10 이 설치된 메인 컴퓨터에 게임 컨트롤러를 개조해서 만든 컨트롤러를 통해 조작된다는 점이었다. CEO는 원래 게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내구성이 높아 험하게 다루더라도 고장이 나지 않고,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비를 위해 여분으로 2개의 게임패드를 더 탑재한다고 자랑했다.
지난 28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발견한 잠수정 타이탄의 잔해를 뉴펀들랜드의 세인트존스항구에서 육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잔해는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5점이다. 잔해가 발견된 만큼 더 자세한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건은 돈을 벌려는 사욕과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인재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