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의 발전, 부정적 이면(裏面)에 대한 해법도 모색되어야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에 상응하는 범죄도 동반 성장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수사기법과 과학기술적인 해결 방안도 필요

[객원 애디터 1기 / 박시은 기자] 5G시대를 맞이 하여 인터넷을 통한 범죄는 날이 갈수록 증가, 다양하게 발전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한 사이버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등 과학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18세기 증기기관 기반의 1차 산업혁명, 19-20세기 초 전기 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의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기반의 혁명인 3차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 빅데이터, AI, Iot등의 정보 기술 기반의 4차 산업 혁명까지, 인간은 수많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 산업을 성장 시켜왔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인터넷은 꾸준히 성장 발전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인 현재 AI,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기술이 사회 전반의 분야에 광범위하게 공유되어, 현재 필수 불가결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 전화선 모뎀에 의존한 느린 통신망에서 이제는 영화 한편을 20초 이내로 다운받을 수 있는 세상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4차 산업 혁명 안의 세계는 핑크빛만 감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산업의 성장은 늘 양날의 칼과 같은 면을 지녀왔다. 특히, 인터넷은 등장했던 20세기 후반부터 꾸준하게 다양한 면에서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오고 있다. 등장 초반에는 피싱, 랜섬웨어, 해킹, 개인정보 탈취와 악용 등 오래 전부터 사회의 문제가 되었으며, 현재는 보이스피싱, 스미스피싱, 디지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어나는 온라인 범죄의 대부분이 다크넷과 같이 일반인들이 접속하기 어려운 인터넷 암시장에서 발생한다. 야생동물이나 마약 거래, 성범죄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텔레그램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하고 암호화폐를 지불수단으로 한 최악의 집단 성착취 범죄로 대한민국의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다. 더구나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당수 포함되어 있어 사법 당국은 전례 없는 강한 처벌을 언급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경제, 문화,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오늘날, 인류 회의 어두운 측면인 범죄 역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진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까지는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범죄 결과물을 다수의 사람이 일방향으로 전달을 받는 조였으나 이번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집단 성착취 범죄는 텔레그램이라는 양방향 채널에 모인 수 많은 참여자가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디지털 성범죄가 범죄 플랫폼 형태로 진화한 것이며, 즉 참여자 모두가 직접적인 가해자가 된다는 의미다.

이렇듯 새로운 양상의 범죄가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과학의 발전과 산업의 진보에 따라 이를 악용한 범죄 또한 날로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상에서의 범죄 발생에 대응하는 것, 디지털 플랫폼상에서 범죄를 수사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 디지털 범죄에 대한 처벌 기준의 현실화 등 사회적으로 준비하고 합의하여야 할 사항들이 많이 요구된다. 지난 4월 12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성범죄 블랙홀, 사이버 세계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마련한 온라인 포럼에서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사이버범죄와 관련된 기술적 해결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며,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범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이버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이버범죄는 통신이라는 표준화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든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사이버범죄 방지 국제 협약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하였다.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킨 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재미있게 영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한편으로 범죄나 전쟁의 도구로도 변질될 수 있다. 그렇기에 과학과 기술의 발전, 특히 디지털 혁신을 대함에 있어 긍정적인 면만 볼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 악날하고 치밀하고 교묘한, 새롭게 발전된 형태의 디지털 범죄가 생성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