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과학계의 관점을 바꾼 복제 양 돌리 탄생 후 25년

세계 최초 복제 동물 ‘돌리(Dolly)’ 탄생 25주년

돌리의 탄생에 대한 많은 논란

<자료출처: picture alliance >

[객원 에디터 3기 / 하민솔 기자] 세계 최초 복제 동물인 복제 양 ‘돌리(Dolly)’가 탄생한 지 26년이 됐다. 돌리는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만들어진 인공 생명체이며 1996년 7월 5일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에서 태어났다. 돌리의 탄생은 인류에게 난치병 치료의 희망을 줬지만, 동시에 많은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돌리는 1996년 7월 5일 영국 로슬린연구소에서 성체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된 최초의 동물이다.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월머트(Ian Wilmut) 교수와 노팅엄 대학의 케이스 캠벨 (Keith Campbell) 교수 연구팀은 핀란드 양의 유선 체세포를 굶겨서 세포 활동을 정지시킨 후, 다른 ‘검은’ 암양의 탈핵 난자에 이식하고 전기 충격을 가하며 세포 내 분열을 유발했다. 연구팀은 250번을 넘는 시도 끝에 자궁 이식에 성공했다. 그렇게 태어난 양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돌리 파트너(Dolly Parton)의 이름을 따서 ‘돌리’라고 불렀다.

이전까지만 해도 돌리의 탄생은 불가능했다. 전에 있었던 생명 복제들은 모두 배아세포와 같은 미분화 상태인 생식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돌리의 탄생 전에는 체세포가 배아세포처럼 다시 분화하고 성숙한 개체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했고, 수컷과의 교배 없이 세 마리의 암컷 양에 의해 태어난 돌리는 ‘기적’이라고 불렸다.

돌리 탄생을 성공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로슬린연구소는 영국 정부의 예산 삭감 대상에 포함돼있었다. 하지만 돌리의 탄생 이후, 돌리의 지적 재산권을 이용해 번 돈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1996년 돌리의 탄생 실험에 참여한 생명공학자 앨런 아치볼드 교수 (Alan L. Archibald)는 “개인적으로 돌리 실험으로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과는 제 연구소의 생존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돌리의 탄생은 전 세계 줄기세포 연구는 발전시켰으며, 생명공학의 위상을 높였다. 

돌리의 탄생으로 인해 난치병 치료 가능성에 대한 희망이 생겨났지만, 많은 윤리적 논란에 휩싸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 복제 문제로 이어졌다. 돌리의 탄생이 인간 복제를 비화한다는 점이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월머트 교수는 미완의 복제기술은 인간 기형을 일으킬 수 있기에 인간 복제에 관해서 반대해왔으며 “돌리의 탄생은 단순히 양질의 고기와 필요한 장기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에 탄생시켰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복제동물 연구 초기에는 소, 돼지와 같은 품질 좋은 식용 가축을 대량 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돌리의 탄생에 대해도 논란이 있었지만, 돌리가 겨우 6살에 폐 질환으로 안락사가 되자, 복제 동물의 조기 사망에 대한 논란이 생겨났다. 대부분의 복제동물 역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노화가 빨리 진행돼 수명이 짧았다. 돌리는 6마리의 양을 분만하고 4마리의 양을 낳아서 기르는 데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3살의 나이 때부터 세포의 조기 노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6살의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돌리의 탄생은 전반적인 과학계의 관점을 바꿨는데, 아치볼드 교수에 따르면 돌리의 탄생은 ‘세포 발달이 얼마나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수정란이 여러 가지 세포로 발달하면 그 세포들은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돌리를 통한 재프로그래밍은 과학적인 신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돌리의 복제는 여러 실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Yamanaka Shinya) 교수의 연구팀의 유도만능 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또는 역분화 줄기세포의 발견과 제조를 이끌었으며 이로 인해 신야 교수와 존 거든 (John Bertrand Gurdon) 교수는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런던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 (Francis Crick Institute)의 줄기세포 생물학 및 발달 유전학 연구소의 로빈 로벨-배지 박사 (Robin Lovell-Badge)는 유도만능 줄기세포의 발견과 제작을 돌리의 복제가 낳은 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현재 다양한 인간 질병 모델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조기 노화, 암, 심장 질환 같은 질병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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