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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망’ 넷플릭스… “망이용료 못내” 입장고수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방한 했지만…입장 변화 없어

딘 가필드 부사장 “SKB 만나자”

SKB “수차례 협상거부, 진정성 의문”

Illustration by Sihyun Lee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넷플릭스가 망사용료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넷플릭스에 망사용료를 강제할 입법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망 사용료와 관련해 해당 인터넷망사업자(ISP)와 협력하겠다는 뜻은 밝혔지만, 망사용료 지불 의사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망이용료는 유튜브·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SK텔레콤 등 통신 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을 말한다.  CP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면 과도한 트래픽으로 통신 사업자는 회선을 증설하며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이용자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즐기기 위해 통신사에 돈을 낸다. 또한, 국내 카카오와 네이버 등 CP들은 사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CP들은 콘텐츠가 있어야 소비자들이 망을 이용할 유인이 생기며, 이용자에게 요금을 받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관계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터넷을 수도나 전기와 같은 공공재로 보며, 통신 사업자가 모든 트래픽에 대해 차별 없이 취급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을 주장하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사장. 넷플릭스 유튜브 제공>

넷플릭스는 명확한 답변 대신, 기존 입장만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오픈 커넥트’를 통해 네트워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망 이용료 지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픈 커넥트’는 미리 저장해둔 콘텐츠를 통신사망에 연결하는 것이다. 즉 통신사와 가까운 거리까지 데이터를 자체 전송해 통신사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 주장이다. 즉, 망사용료를 내는 대신 자체적인 CDN 기술을 사용해 ISP 사업자의 비용을 절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넷플릭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ISP 사업자는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지급을 놓고 소송 중에 있다.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해 올해 6월 1심에서 “망사용료를 내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망사용료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딘 가필드는 SK브로드밴드 측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의 수차례 협상 요구에도, 논의 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던 넷플릭스 측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정부, 국회, 대통령까지 나서 망 무임승차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협상 의지에 진정성이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의 망사용료와 관련해서는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에 ‘통신망 이용 또는 제공에 관해 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체결된 계약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 행위를 추가했다. 또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가필드 부사장을 면담하면서 “대통령과 여야 의견이 일치된 상황”이라며 “정기국회 내에 망 사용대가와 관련한 개정 법률안 통과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또한 올해 국감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망사용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형평성이 어긋나면 국내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년 통신사에 700억~1000억 원 수준의 망사용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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