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들의 반란, 누구 탓인가?
인간 활동이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피해
곤충들의 식욕 급증 이유
[객원 에디터 4기 / 박서연 기자] 올해 봄, 이상 기상현상으로 우리나라 꿀벌 수십억 마리가 실종되었다. 꿀벌의 개체 수만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곤충 개체 및 종 수의 변화를 추적해보니, 고강도 농업과 기후변화의 상호작용이 작동한 지역에서 곤충 개체 수는 49%, 종 수는 2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기온 상승과 토지이용 변화 사이의 상호작용이 전 세계의 수많은 곤충 군집에서 광범위한 손실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힌 것이다.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지구의 생태 다양성 반응 예측’ 데이터를 사용한 결과 1992~2012년 20년 동안의 자료로, 딱정벌레 6037종, 벌목류 4528종, 나비·나방 3874종, 파리 1477종, 반시류(노린재류) 1302종, 메뚜기·귀뚜라미 237종, 잠자리 95종과 다른 목 339종을 포함해 1만 7889종에 대한 75만 6879건의 기록이 포함돼 있다.
또한 여기서 4가지로 지역을 환경 훼손 정도에 따라 분류한 결과, 토지의 75%가 자연서식지로 덮인 곳에서 곤충 개체 수는 7%밖에 감소하지 않은 반면 자연서식지가 25%만 덮인 곳에서는 63%가 감소한 양상을 띠기도 하였다.
이렇게 개체 수가 줄어든 곤충에게는 또 다른 변화가 있진 않을까? 미국 와이오밍대학의 연구팀은 초식 곤충이 현대 식물 잎에 끼치는 피해를 백악기 말기 화석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백악기 말기 공룡이 멸종하기 전인 6천680만 년 전부터 약 200만 년 전까지의 식물 잎 화석 64개와 미국의 3개 숲에서 1955년 이후 최근까지 채취한 잎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곤충에 의한 피해는 현대 숲에서 채취한 잎이 화석 잎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곤충 피해 빈도도 모든 피해 유형에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곤충들의 식욕이 과거보다 왕성해졌음을 의미하고, 기후 변화만으로는 초래될 수 없는 결과로 보인다. 즉, 인간의 활동 탓에 곤충의 식욕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아직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연구진들은 지구온난화와 도시화, 그리고 침입종 유입을 곤충의 식욕에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자연파괴로 곤충들의 수가 줄어들고, 곤충의 식욕 급증으로 농부들의 피해 또한 커지기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개선된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