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고기를 ‘제조’하는 시대가 온다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이채은 기자] 최근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지배종’이 큰 화제이다. 2025년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생명 공학 기업 BF가 도축 없이 고기와 똑같은 맛을 내는 배양육과 인공모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러 반대에 부딪히고 핵심 기술이 해킹당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면서 그 배후를 뒤쫓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30년 윈스턴 처칠은 한 잡지의 기고문에서 50년 뒤에는 배양액으로 필요한 부위만 키울 것으로 전망했고, 1966년 미국 드라마 스타트랙에서도 3D 프린터로 배양육을 출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배양육은 최근 들어 큰 관심을 받는 분야이다. 실험실에서 동물 세포를 키워 실제 가축들과 같은 맛을 낸다. 배양육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도축하지 않고 고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12년 알렉시스 커렐이 페트리 접시에 닭의 염통 배아 근육을 키우는 데 성공하여 기술적인 바탕이 되었다. 배양육은 세포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지지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통한다. 먼저 적절한 근육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다. 줄기세포를 일차 세포 배양액에 넣어 배양한다. 그다음 바이오 리액터라는 생체 촉매를 사용해 대규모로 줄기세포를 배양한다. 어느 정도 배양된 후에는 줄기세포를 근세포로 분화시킨 후 성숙시켜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근세포, 지방세포, 혈세포 등을 조합하여 기존의 고기와 유사한 맛과 풍미를 가지도록 조직화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배양육이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많은 기업이 배양육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국가들에서는 배양육이 합법이며 활발하게 상용화되고 있다. 미국 FDA도 배양육을 승인했다. 배양육은 분명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식당 위에 올라올 것이 틀림없다. 이제 배양육은 소, 돼지, 닭 같은 가축들뿐만 아니라 해조류와 생선들까지로 범위로 넓혀 가고 있다. 앞으로 배양육 시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은 2030년까지 배양육 시장이 전 세계 육류 시장의 1%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배양육은 에너지 대비 생산 효율이 뛰어나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한 번에 많은 사람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만약 제조 단가가 낮아진다면 배양육은 가까운 미래에 세계의 음식 불균형과 기아를 해결하는 대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현대 축산업에서 큰 문제로 지적되는 항생제나 호르몬제의 사용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로부터 걸리는 바이러스들도 막을 수 있다. 가축들이 감염되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그 외의 기생충들로부터 통제된 환경에서 만들어지니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포획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고래나 바다거북 같은 멸종위기 동물종의 줄기세포만 있다면 이 동물들을 잡지 않고도 고기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많은 아직 논의되어야 할 부분들도 존재한다. 온실가스 절감 효과로 알려졌지만, 아직 이에 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의 축산업도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므로 미래에 배양육이 더 적은 온실가스를 만들어낼지는 아직 모른다. 줄기세포가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가 힘들기 때문에 마블링이 보이는 소고기처럼 양질의 고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안전성 문제가 발생한다. 배양육도 세포의 오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가 사용되며 계속 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생각과 다르게 지속적인 세포 채취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만약 배양육이 현재의 도축업을 능가한다면 우리가 기르고 있는 가축들은 어떻게 될까. 여전히 그들의 대우가 나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 계속해서 그들의 조직을 채취하고 배양하고 고기로 즐기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의료상의 부분에서는 큰 혁신을 불러올 것이다. 원하는 부위와 형태, 기능까지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한다면 배양육을 만드는 기술은 인공장기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될 것이다. 기존의 인공장기처럼 딱딱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실제 장기와 거의 흡사한 모양이 될 것이다. 특정 조직의 세포를 배양해서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장기 형태를 복사하여 복사하는 것이다. 특히 자기 유전자와 줄기세포를 이용한다면 면역계에 의한 부작용이 없어 획기적인 의료 기술이 될 것이다.

아직은 말이 많은 기술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배양육은 우리 식탁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도 남아 있다. 배양육 기술은 환경보호와 동물 복지를 향상할 혁신적인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상업적으로 도축되는 육류의 수를 줄이고 식량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배양육은 미래 식량 시스템의 큰 부분 중 하나이며 산업과 정부 간의 협력을 통해 더욱 정교한 기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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