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계속되는 한국 스타들의 자살… K-POP 시스템은 괜찮은가?

케이팝 시스템의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한 아티스트들의 건강 빨간 불

과도한 경쟁 구도 속 극심한 스트레스 및 우울증

<Moonbin and the photos and flowers left by fans at his memorial space in Seoul (Fantagio, TheQoo) >

[객원 에디터 5기 / 장수빈 기자] 19일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 문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여러 매체들도 앞다투어 관련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문빈 씨의 생전 활동을 비롯해 동생 문수아 씨가 그룹 빌리로 활동 중인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동안 안타깝게 요절한 K-POP 스타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K-POP 스타들은 보통 10대 초, 중반의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 발탁되어 엄격한 통제 안에 생활하고 있다. 고된 음악 및 댄스 훈련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날까지도 팬들 및 주변 지인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해온 문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앞서 종현, 설리, 구하라 등 여러 아이돌 출신 멤버들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고 그때마다 우리는 아까운 그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케이팝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성공한 스타들을 제외하고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으로 연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은 외부와 단절된 채로 짜인 시간표대로 숙소와 회사를 오가며 생활을 하고 핸드폰 및 연애 금지, 식단조절 등 많은 자유를 억압당한 채 기획사의 감시와 수많은 금기사항 속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열풍과 인기를 얻으면서 아이돌을 희망하는 어린아이들이 늘고 있고 어릴 때부터 데뷔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데뷔를 하게 되면 수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학교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해야 할 사회성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더군다나 과도한 경쟁 속에서 지내고 성인이 되다보니 어려움과 위기를 겪었을 때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른 채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소속사의 철저한 사생활 관리 또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친구나 동료들의 부재로 이어져 고민이나 어려움을 진심으로 토로할 상대가 없는 경우도 많다. 브레이크 없이 오로지 성공을 목표로 달려온 이들에게는 무대에서의 화려함 뒤에 공인으로서의 책임감, 그룹 내 서열, 후속활동, 사생팬(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극성팬) 등 성공하고 난 뒤에도 끊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이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일은 생각보다 더 가혹한 현실인 것이다. 이럴 때마다 순수한 아티스트의 감성을 가진 친구들이 버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음악 방송에서 대상을 받았던 아이유의 소감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아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가수 생활을 해오며 데뷔 15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같은 고민과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아티스트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인 만큼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프로의식도 좋지만 사람으로서 자신을 돌보고 아꼈으면 좋겠다. 내색하지 않다가 병드는 일이 진심으로 없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불면증이 있다는 그녀는 “모두가 잘 잤으면 좋겠다” 며 동료들에게 진심의 위로를 전했다. 그녀에게 ‘잠’의 의미는 무엇보다 진정한 힐링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힐링받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와 함께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활동을 하는 주변 동료들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아울러 팬들이 그들의 사적인 영역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 육성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시스템적으로 완벽하다. 그러나 ‘AS 시스템’은 전무하다. 아무리 완벽한 기계도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나고 망가지게 되어 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아이돌의 유지. 보수가 절실하다. 아이돌의 스케줄과 홍보, 외모, 실력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정신, 심리적인 치료에도 선제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험해 보이고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 보이는 그들에게 살인적인 스케줄을 제시하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극복하라고 견뎌내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직업에서 벗어나 그들도 인간적으로 자기 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공인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 누려야 할 것들에 대해 존중받고 지켜질 수 있는 그런 문화를 이번 사건을 통해 케이팝 관계자들 그리고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팬들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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