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 속 아이콘: 나이키, 스타벅스, 보잉의 고난
[객원 에디터 8기 / 우동훈 기자] 한때 미국을 대표하며 전 세계에 문화와 가치를 전파하던 상징적 기업들이었던 나이키, 스타벅스, 보잉이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각각 스포츠, 커피, 항공 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이들 기업은 이제 낮아진 실적과 구조적 문제로 인해 새로운 리더십의 변화와 함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들의 새로운 CEO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앞길에는 여전히 험난한 과제가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커피 산업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온 스타벅스는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연속적인 매출 감소로 인해 실적 하락을 겪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기로 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리며, 내부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최근 새로운 CEO로 선임된 신임 CEO 브라이언 니콜은 메뉴 단순화와 인력 보강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변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춘 브랜드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니콜의 목표는 소비자에게 옛날처럼 보다 여유롭고 차분한 커피 문화를 되돌려주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실험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스포츠 브랜드의 상징인 나이키는 경쟁 브랜드와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매출과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임 CEO 엘리엇 힐은 NBA 및 WNBA와의 파트너십 연장을 통해 나이키의 스포츠 정체성을 유지하려 하지만, 핵심 상품인 신발 라인의 경쟁력을 재건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힐은 나이키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혁신성을 되살려 소비자 취향에 부합하도록 제품을 재해석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성장한 신생 브랜드 호카와 온의 성공이 나이키의 혁신 필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항공산업에서 한때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보잉은 잇따른 사고와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회사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737 맥스 기종의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신뢰 회복이 불가피한 과제로 떠올랐고,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 감소가 추가적인 어려움을 초래했다. 올해 새롭게 임명된 켈리 오트버그 CEO는 안전성 및 품질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나, 최근 노조 파업으로 월 1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임금 협상 과정의 난항은 정상화 일정을 지연시키며, 오트버그의 경영 개혁에도 중대한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이 세 기업이 직면한 위기는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혁신적 사고와 리더십의 과제를 가지고 있다. 미국 경제와 문화의 상징적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회복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단순한 기업적 변화를 넘어서 변화와 적응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사례로 보인다. 앞으로 이들 기업이 겪을 재정비와 경영 개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그것이 세계 시장에서의 미국 브랜드의 위상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결국 나이키, 스타벅스, 그리고 보잉이 직면한 위기는 이들만의 도전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현대 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보편적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