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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게임 피크민 블룸: 도파민 사회 속 무경쟁·무자극 게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바일 속 작은 생명체들

< Illustration by David Kim 2008 >

[객원 에디터 8기 / 이정현 기자] 최근 몇 달 동안, 한국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게임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피크민 블룸’이라는 게임이다. 

‘피크민 블룸’은 닌텐도가 제작한 실시간 전략 및 퍼즐 게임 시리즈로, 2001년 닌텐도 게임 큐브를 통해 첫 출시되었다. 이 시리즈는 작은 우주비행사 –주로 올리마 선장이나 그의 종족 중 다른 멤버– 가 ‘피크민’이 사는 신비롭고 다채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존에는 닌텐도 게임기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해당 게임 시리즈가 2021년 ‘피크민 블룸’이라는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

‘피크민’은 게임 속 캐릭터로, 각기 다른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빨간 피크민은 불에 강하고, 파란 피크민은 물속에서 헤엄칠 수 있으며, 노란 피크민은 전기를 잘 다룰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피크민 블룸은 한 마디로 ‘걷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휴대폰을 들고 걸으면 화면에서 식물 모종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모종을 화분에 심고 걸음 수를 채우면 피크민 캐릭터가 생성된다. 땅 속에서 자라는 피크민의 싹을 뽑아주면 피크민이 탄생하고, 그 순간부터 피크민은 자신을 뽑아준 사람을 리더로 인식해 졸졸 따라다닌다. 이 캐릭터를 키우면 다양한 이벤트 보상이 주어진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피크민과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이것이 피크민 블룸 게임의 매력 중 하나이다.

이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문화적, 사회적, 감정적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게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은 닌텐도 콘솔과 함께 자란 이들에게 공감을 주는 한편, 손에 들고 다니는 핸드폰을 통해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새로운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요소는 세대 간의 연결고리가 되어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 

피크민 블룸의 성공에는 소셜 미디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게이머들의 활발한 온라인 활동과 동시에 피크민의 독특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동화 같은 아트 스타일이 밈, 팬아트, 게임플레이 영상의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고, 해당 게임의 인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였다. 이러한 공유된 표현들은 게임의 가시성을 높이고, 독특한 매력에 빠진 팬 커뮤니티도 형성했다.

게다가 피크민 블룸은 자극적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평온한 도피처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풍부한 자연환경, 명상적인 게임플레이, 협력의 테마는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많은 한국 플레이어들은 피크민을 돌보며 느끼는 편안하고도 목적 있는 경험에서 기쁨을 찾고, 이 작은 생명체들과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걷기만 해도 꽃을 피울 수 있는 피크민 블룸 게임을 통해 현실에서 느끼는 피로와 경쟁, 그로부터 오는 실패와 허무, 불안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보통의 하루를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크민 블룸에서 느낄 수 있는 게임의 팀워크와 조화라는 테마는 한국의 가치관과 깊이 연결된다. 플레이어가 피크민을 돌보고, 각자의 능력을 조화롭게 활용하여 그룹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 정신을 반영한다. 이러한 감정적, 문화적 공감대는 피크민 블룸을 단순한 게임 이상의 존재로 만들며, 공유된 이상과 경험을 나타낸다. 

피크민 블룸의 한국 내 인기는 단순히 경쟁적인 게임이 아닌, 감정적으로 풍부한 게임을 받아들이는 더 넓은 문화적 변화를 보여준다. 피크민 블룸의 성공은 히트작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며, 액션으로 가득 찬 스릴만이 성공의 비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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