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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되는 현금 없는 사회, 모두에게 편리한가?

<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

[객원 에디터 7기/ 우동훈 기자] 현금 없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현금을 대신해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각종 페이 서비스를 더 자주 사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현금 없는 매장의 등장으로 이어졌으며,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현금 없이도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이 매장들은 많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이와 함께 소비자의 결제권 침해라는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금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선호한다. 법적으로 현금은 어디서나 통용되어야 할 결제 수단으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금 없는 매장은 이에 반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법 제48조는 현금이 모든 거래에서 무제한 통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하지만, 현금 없는 매장에서는 이 권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반면, 현금 없는 매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크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맞춰 비현금 결제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며, 현금 없는 매장은 오히려 결제 과정을 간소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금 없는 매장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현금이 없기 때문에 강도나 도난 같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거래 내역이 모두 전산화되어 탈세 등의 불법 행위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국가 재정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주장에도 불구하고, 현금 없는 매장이 사회적 소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노년층이나 저소득층, 그리고 디지털 결제 수단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현금 없는 매장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모든 이가 디지털 결제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 역시 타당하다.

최근 LA 시의원 헤더 허트(Heather Hutt)는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 현금 없는 매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뉴욕,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뉴저지 등 여러 도시에서는 이미 현금 없는 매장을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현금 없는 결제 방식은 편리하지만, 오직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노인이나 저소득층이 주로 현금을 사용한다. 퓨리서치가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흑인과 라틴계 성인의 각각 26%와 21%가 거의 모든 생활비를 현금으로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사회적 형평성을 고려하여 현금 없는 매장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결국, 현금 없는 매장이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모든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일지라도, 이에 따른 사회적 소외와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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