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지구온난화
가상화폐를 둘러싼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쟁
중소 국가보다 더 많은 전자 폐기물 생성
[객원에디터 2기 / 유창우 기자] 2021년 9월 24일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의 모든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시켰다. 케임브리지 대체 금융 센터 (Cambridge Center for Alternative Finance)에 따르면, 한때 중국은 모든 비트코인 채굴자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금지령 이후 많은 중국 채굴자들이 가상화폐 채굴이 가능한 나라로 이민하기 시작했고, 전문가들은 그들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환경학자들도 중국 채굴자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가상화폐의 환경적 여파 때문이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의하면, 가장 잘 알려진 가상화폐 비트코인 (bitcoin)을 채굴하거나, 사용하거나, 거래할 때 연간 91 테라와트시 전력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는 550만 인구의 핀란드의 전력 소모보다 더 많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문제를 거론할 때 가상화폐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에너지 소비량만으로는 온실가스 중 하나인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점점 발전하는 신재생에너지들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기구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보고에 따르면, 2020년에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이 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2021년엔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이 8% 증가해 8300테라와트시 도달한 전망이라고 한다. 만약 현재 전망대로라면, 2021년에는 세계적인 전력 생산의 30%가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이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많은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이 사실에 근거해 가상화폐의 환경적 여파는 크루즈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의 환경적 여파에 비교했을 때 무시할 수 있는 수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전문적으로 보도하는 코인 데스크 (Coindesk)도 앞서 언급된 논박을 사용한다. 가상화폐 채굴에는 주로 전기가 사용되고 있고, 또 점점 저렴해지는 신재생에너지 전기 생산 요금 (IRENA의 Renewable Power Generation Costs in 2020 참고)과 가상화폐 채굴에 지리적 제한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들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을 장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가상화폐 금지령 이전,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에 수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화석연료가 같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보았을 때, 단순히 에너지 소비량 만으론 가상화폐의 실질적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중국 채굴자들의 행보를 보았을 때 가상화폐를 지구 온난화 문제로부터 배제시키기는 이르다.
가상화폐를 채굴할 때 필요한 연료가 오직 전기이다 보니, 중국 채굴자들은 전기 요금이 가장 저렴한 나라들로 이민 가는 추세다. 그중에 미국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장려를 위해 많은 인센티브와 세금 혜택을 주다 보니 많은 중국 채굴자들을 끌어드리고 있다. 이런 행보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북돋을 수 있지만, 모든 채굴자들이 신재생에너지를 뒤쫓는 것은 아니다. 미국 다음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큰 카자흐스탄은 풍부하고 저렴한 전기를 제공해 주지만, 대부분의 전기는 온실가스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들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런 사실을 고려했을 때 가상화폐와 환경의 상관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해서 환경적 여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의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40%에서 75%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말은 즉,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사용되는 신재생에너지는 가정, 공장과 전기차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아직 한계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력을 감안했을 때, 그만큼 더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전기 생산에 대한 문제만 다뤘지만, 그 외에 환경적 문제도 존재한다: 전자 폐기물 생성. 가상화폐 채굴도 경쟁이다 보니, 채굴자들은 항상 가장 새롭고, 빠른 장비를 원할 수밖에 없다. 파리에 위치한 경제학자 Alex de Vries에 의하면, 하드웨어의 계산 능력은 1년 반마다 약 두 배 빨라진다고 한다. 그의 계산에 의하면, 2021년 초에 비트코인은 중소 국가보다 더 많은 전자 폐기물을 생성했다고 한다. 때문에 가상화폐를 지구 온난화 문제의 수많은 원인들에서 배제시키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