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번, 30분 만에 시력 개선. 신개념 노안 안약 FDA 통과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정동현 기자] 어두운 비밀 실험실 안, 유리 챔버에 들어간 스티브 로저스가 침대처럼 생긴 기계 위에 눕는다. 하얀 실험복을 입은 하워드 스타크와 에르스카인 박사가 주변에서 준비를 마치고, 금속 주사기로 ‘슈퍼솔저 혈청’을 주입한다. 곧이어 스위치가 켜지자 챔버 내부에 푸른빛이 번쩍이며 기계음이 울리자 스티브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점점 더 강하게 빛이 뿜어져 나온다. 실험이 끝나 문이 열리자 그는 이전보다 훨씬 넓어진 어깨, 단단한 근육, 강한 눈빛을 가진 초인으로 변해 있다. 마블 영화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의 한 장면이다. 마치 캡틴 아메리카가 실험을 통해 초인이 된 것처럼, 이제는 한 방울의 안약으로 시력이 ‘업그레이드’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과학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 Atlas)의 2025년 8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안구에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노안(근거리 시력 현상)이 개선될 수 있는 안약 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승인한 노안 치료 안약인 ‘VIZZ’는 하루 한 번 점안만으로 최대 10시간 동안 근거리 시력을 개선해 주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알려졌다. 책이나 스마트폰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 노안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약물은 눈동자(동공)를 약간 좁게 만들어, ‘핀홀 효과(pinhole effect)’를 일으키는 데 있다. 카메라 조리개를 조이면 사진이 선명해지는 원리와 비슷한데, 이로 인해 근거리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깊이(focus depth)가 확장되어, 독서나 스마트폰 화면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 최대 10시간까지 길어진다.

아세클리딘은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동공을 살짝 축소시키지만, 조절근 부담을 최소화한다.  그래서  원거리 시력 손상 없이, 눈부심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부작용 없는 효과가 장점이다.

이번 안약의 효과와 안전성은 ‘CLARITY’라는 이름의 임상시험 시리즈를 통해 입증됐다. 임상시험은 크게 3단계로 나뉘는데, VIZZ의 경우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40세 이상 노안을 겪는 성인 수천 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점안 후 평균 30분 만에 근거리 시력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 상태가 하루 중 최대 10시간이나 유지됐다. 또 누적 3만 건 이상의 사용 사례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아, 장기간 사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쉽게 말해, 수많은 ‘사전 테스트’를 거쳐야만 비로소 FDA 승인을 받을 수 있는데, VIZZ는 그 모든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이제 VIZZ는 샘플 형태로 2025년 10월부터 미국 일부 지역에서 먼저 제공되며, 정식 출시 일정은 2025년 4분기 중반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번 안약의 개발은 단순한 시력 보조 도구의 한계를 넘어선다. 이제 독서 안경이나 돋보기를 꺼내는 시대에서, 주머니 속 작은 병 하나로 시력을 되찾는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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