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1020세대의 패션을 주도하다

케이팝 의상이 글로벌 1020에게 미친 영향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

[객원 에디터 10기 / 박주하 기자] K-POP은 90년대를 시작으로 40여 년 만에 세계적으로 기대와 사랑을 받는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2000년대 아시아에서 시작된 열풍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발전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S.E.S, H.O.T 등 1세대 아이돌들이 국내에서 팬덤(Fandom)이 형성된 뒤, 보아(BoA)의 일본 진출을 계기로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슈퍼주니어(Super Junior) 등 후속 세대가 동아시아 전역에서 한류 열풍이 본격화시켰다. 이어 샤이니(SHINee), 트와이스(Twice), 레드벨벳(Red Velvet)과 같은 2~3세대의 활약으로 한국 음악의 영향력 범위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BTS, 블랙핑크(Blackpink) 등 한국 음악의 대중성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통해 이젠 음악을 넘어 패션, 메이크업, 나아가 국제 관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K-Fashion는 전 세계 1020들이 열광하는 또 하나의 분야다. 최근 SNS에서 외국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입는 무대의상을 직접 구매해 가격과 착용 후기를 리뷰하거나 스타일을 재현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다른 만큼 K-Fashion이 미치는 영향도 다양하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는 ‘아이돌 스타일’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일본 번화가에선 흔히 ‘칸코쿠 스타일(Kankoku Style)’로 불리는 한국 아이돌 특유의 화려한 무대 의상과 모방하기 쉬운 데일리룩이 함께 선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소녀풍의 무대의상과 캐주얼룩이, 중국에서는 고급지고 화려한 하이패션이 특히나 각광받고 있다. 동남아와 대만 역시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코리아(Shopee Korea)에서 3년간 한국풍 패션 주문량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의 80%는 싱가포르와 대만이 차지했고, 태국과 베트남 또한 2년간 각각 5배 이상의 매출이 증가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에 집중되던 해외팬덤이 2010년대 이후엔 서양권까지 확장됐다. 현재 북미와 남미는 케이팝 해외 팬덤 비중의 약 25~30%를 구성하는 등 특히 미국과 멕시코는 케이팝 소비량에서 각각 세계 2위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권에서는 케이팝으로부터 시작된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과 Y2K(Year 2000)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지드래곤(G-Dragon),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TXT)와 같은 남자 아티스트들의 치마 코디를 통해 성별의 경계를 허물어 미국 Z세대에게도 자연스럽게 유니섹스 패션을 수용하고 있다. 한편 2000년대 한국의 패션 스타일에서 비롯된 Y2K 콘셉트 또한 뉴진스(NewJeans)로부터 재유행해 로우라이즈 바지와 볼드한 벨트를 매치하는 등 큰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케이팝의 무대에서 비롯된 유행이 있는가 하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앰버서더(Ambassador) 협업을 통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 아티스트들의 팬덤이 소비에 나서면서 브랜드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이들이 착용한 아이템이 유행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여자 아이돌 캣츠아이(KATSEYE)와 패션 브랜드 갭(GAP)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GAP의 캐주얼한 데님을 입고 춤을 선보이는 영상이 공개 일주일 만에 ‘#GapKatsey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과 틱톡(TikTok)에서 수 백만 건 이상 언급되며 전 세계 청년들 사이에서 GAP 캐주얼 의류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실제 GAP 회사 또한 해당 캠페인 이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협업은 팬들이 따라 구매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 다양한 패션 시도와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전부터 빅뱅의 지드래곤은 해외 유명 브랜드인 루이뷔통(Louis Vuitton)과 샤넬(Chanel)의 최초 아시아인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돼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패션 활동을 본격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케이팝으로부터 비롯된 패션 아이템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케이팝이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2세대부터 현재 5세대까지, 각 시기마다 다른 유행이 등장했다. 2세대 아이돌들은 미래지향적인 스타일, 네온 컬러, 광택이 나는 가죽 의상 등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강한 개성을 드러냈다. 4세대는 흔히 ‘손민수’라고 부르는 팬덤 중심의 소비문화가 두드러졌다. 팬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패션 아이템을 따라 구매해 아티스트 착용 아이템과 브랜드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스트레이 키즈(Stray-Kids) 멤버 현진의 크롬하츠(Chrome Hearts) 액세서리와 같이 공항 패션들이 모방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현재 K-Fashion이 케이팝뿐만 아니라 K-Drama와 K-Brand들을 통해서도 해외에 좋은 반응을 거두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패션계는 일시적인 패션 유행이 아닌 다른 나라들과의 사회적, 문화적 경계를 허무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경제적 부유보다 더 깊이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과 색깔을 찾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한국 패션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국내에서 21세기 초반부터 즐겨왔던 하나의 문화를 이제는 세계에 보여줄 차례이다. 우리의 고유한 색을 잃지 않으면서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사회적 공감과 즐거움을 전달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 이것이 K-패션의 진정한 영향력과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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