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여행’, ‘고소득 일자리’의 함정: 캄보디아 사기·인신매매 경고등

 ‘사기 공장’ 강제노동 실태… 여행자 안전 비상

< Illustration by Jessica Kim 2009(김지우) >

[객원 에디터 10기 / 장희주 기자] 최근 동남아시아, 특히 캄보디아가 ‘저가 여행’ 또는 ‘고소득 해외 취업’ 제안을 미끼로 한 국제 사기 및 인신매매 범죄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관광객과 구직자를 유인하는 교묘한 접근 방식이 범죄 조직에 의해 악용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범죄 조직은 주로 인터넷과 SNS를 통해 피해자를 유인한다. 이들은 ‘저가로 떠나는 동남아 투어’ 같은 여행 상품을 내세우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젊은 층을 유혹하여 범죄에 가담하도록 한다. “IT, 온라인 마케팅, 해외 오피스 근무” 등을 내세우며 거액의 월급과 적은 근무 시간을 약속하는 것이 주된 수법이다. 

고수익과 해외 근무라는 조건에 현혹되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지로 이동하는 피해자들은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현지에 도착하는 즉시, 대기하고 있던 현지 직원에 의해 회사 방침 등을 명목으로 여권과 신분증이 압수된다. 약속받았던 번듯한 사무실 대신, 이들이 끌려가는 곳은 ‘사기 공장’으로 불리는 온라인 사기 센터이다.

유엔(UN) 보고서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약 10만 명에서 20만 명에 달하는 다국적 피해자들이 이러한 온라인 사기 센터에 투입되어 강제 노동 또는 인신매매와 같은 끔찍한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온라인 로맨스 사기, 암호화폐 투자 사기, 온라인 도박, 리딩방 사기(투자 유도형 사기) 등 다양한 범죄에 강제로 동원된다.

이러한 범죄 단체들은 소규모 조직이 아닌, 이를 넘어서 거대한 국제 금융 사기 및 인신매매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 이번에 이슈가 된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경우에도, ‘프린스 그룹(Prince Group)’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후 프린스 그룹은 온라인 사기망과 인신매매를 결합하여 운영되었다는 것이 국제 사회에 밝혀지며 다국적 제재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더욱 우려할 점은 이러한 범죄는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현재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는 캄보디아의 관광 이미지와 투자 환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여행을 취소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처하여 최근 캄보디아 내에서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국제 공조를 통한 단속이 이루어져 3,000명 이상이 기소되고 외국인 2,800여 명이 추방되는 등의 조치가 진행되었으나, 규모가 거대한 범죄 조직은 여전히 활동 중이며, 캄보디아의 경찰력만을 바탕으로 이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범죄 조직은 지리적 특성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역 관광 및 노동 유입 구조의 취약성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취업 또는 여행을 고려하는 개인의 차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사회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월급, 근무 환경 등 너무나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지원 공고는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지 도착 후 타인이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서 나를 지키는 무기인 신분증을 가져가는 등 수상한 행위를 한다면 즉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궁극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캄보디아 정부와 우리나라 대사관의 적극적인 대처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른 범죄 조직을 제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범죄 피해자의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사관은 감금된 국민을 구조하는 것은 물론, 중심 역할을 한 자국민도 검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앞으로의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국제 범죄는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동남아의 성장과 이미지를 훼손하고, 글로벌 사회의 신뢰 구조까지 무너뜨리는 심각한 인권 문제이다. 결국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길은 개인의 경각심에 더한 국가 간 긴밀한 공조이며, 우리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혹 뒤의 어둠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갖출 때 비로소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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