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방의 성지’ 부천, 왜 ‘몰락’이라는 말까지 나왔나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최서연 기자] 2026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도, 친구와 연락을 할 때도 우리는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쉬는 시간에는 도파민을 자극하는 게임이나 영상도 모두 손안에서 소비된다. 그중에서도 인터넷 방송은 하나의 거대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가끔 이 도파민이라는 자극을 오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일부 인터넷 방송인들은 시청자의 후원과 관심을 얻기 위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는 방송인 개인의 문제를 넘어 그 지역과 아무 관련 없는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경기 부천시가 ‘인방의 성지’로 불리며 동시에 ‘몰락한 도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과연 부천은 어쩌다 이런 이미지로 소비되게 된 것일까.

자극이 수익이 되는 방송 구조

이른바 ‘음지 인방’이라 불리는 일부 방송에서는 시청자가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그에 맞는 리액션을 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름 불러주기”처럼 비교적 가벼운 리액션도 있지만, 점점 더 자극적이고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경기 부천에서 활동하던 한 BJ는 술에 취한 상태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그는 수백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샤워기를 목에 감고 30초가량 매달려 있었고,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후원을 위한 자극적인 연출이 공권력 개입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합동 방송에서는 출연자 간 폭력적인 설정이나 욕설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1만 원에 뺨 한 대 맞기”, “5천 원에 욕설하기”와 같은 형식이 반복되면서 자극은 점점 강해지고 시청자는 더 큰 반응을 요구한다. 후원이 곧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자극은 일종의 상품이 되고 있다.

‘몰락’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이유

문제는 이러한 방송 문화가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고성, 음주, 흡연 등으로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길거리 소란, 욕설, 담배꽁초와 술병 등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 환경이 침해된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또한 일부 방송에서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시비를 거는 장면이 콘텐츠로 소비되기도 했다. 이런 영상들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부천이라는 도시 이름은 자극적인 방송과 함께 언급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몰락한 도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물론 ‘몰락’이라는 표현은 실제 경제적 쇠퇴를 의미한다기보다는 인터넷 방송으로 인해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과장된 표현에 가깝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자극적 영상은 도시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경찰과 지자체는 단속을 강화했다. 부천역 북부 광장에는 출입 제한 조치가 이루어졌고, 장시간 체류를 어렵게 하는 구조물도 설치됐다. 그러나 일부 방송인들은 단속을 피해 남부역이나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장소가 바뀌었을 뿐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부천이 ‘몰락한 도시’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 문화와 이를 소비하는 구조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자극이 수익이 되는 구조 속에서 그 피해는 지역 사회와 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 도시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환경과 시청 문화 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할 사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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