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Open AI 제공>
[객원 에디터 10기 / 최서연 기자]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여러 개가 있다. K-pop, K-food, K-drama, 그리고 바로 education, 교육이다. 한국의 치열한 교육 현실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필자 역시 해외 유학 중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말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반응은 “정말 힘들텐데 안타깝다”, “진짜 빡세다는데 잘해봐라”였다. 모두 한국 교육의 강도와 경쟁을 우려하는 말이었다.
실제로 한국에 돌아와 생활해 보니, 이전에 외국에서 경험했던 교육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해외 학교가 토론형·탐구형 수업을 중심으로 한다면, 한국은 ‘외우기’를 강조하는 주입식 교육이 주류였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에는 여러 문제점이 따른다. 첫째, 암기 위주의 학습은 단기적으로는 성적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학생들은 이해와 탐구보다는 시험 점수에 매달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학습은 단순한 암기에 그쳐 결국 진짜 지식은 금세 잊히고 만다. 둘째, 학습의 즐거움보다는 성적과 대학 입시에만 집착하게 되면서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기를 기회를 잃는다.
신한대학교 신종우 보건대학장은 칼럼에서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저해하며,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듭니다. 마치 교실에서 자장가를 듣는 것처럼, 학생들은 졸음에 빠져들고 학습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교실에서는 피곤해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자주 보인다. 이는 단순히 수업이 지루해서가 아니라, 사교육에 시달리며 학교를 사실상 ‘휴식 공간’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주입식 수업과 사교육의 과도한 압박이 동시에 학생들을 지치게 만드는 셈이다.
교육언론 [창]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사교육 참여율은 약 7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52만 원을 사교육에 쓰고 있으며, 가구 소득 수준별 격차도 뚜렷하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은 1인당 67만6천 원을 쓰는 반면, 300만 원 미만 가구의 학생은 20만5천 원에 그쳤다. 이는 사교육 문제가 단순한 학습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도 직결됨을 보여준다.
또한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걸 가로막는다. 한국의 시험은 정답과 오답으로만 나뉘어 ‘정해진 답’에 집착한다. 이 때문에 누군가의 의견이 쉽게 무시되고 다양한 시야를 키우기 어렵다. 시빅뉴스 김지우 기자는 “나 역시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우리는 10년 넘게 영어를 배워왔지만,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제대로 대화하지 못한다. 그저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영어 실력만 지니고 있을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이는 주입식 교육이 실제 삶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안정된 직장을 얻는 것은 중요한 목표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단순히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스스로 탐구하며, 넓은 시각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가치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환경은 여전히 이러한 배움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고교학점제 역시 논란이 크다. 학생들은 과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지 못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다. 이 구조는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입식 교육의 악순환을 끊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와 압박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진다.
이러한 점에서 해외의 교육 방식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대한민국은 사교육과 주입식 교육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교육 방식을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필자가 유학 생활을 했던 학교에서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정해 자료를 조사하고, 에세이를 작성하며, 발표를 했다. 탐구 주제를 스스로 선택해 심도 있게 공부하다보니 궁금한 점은 즉시 찾아보며 직접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학습의 흥미와 이해도가 높아졌다.
앞으로는 교사가 말하면 학생들이 기계처럼 받아 적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탐구하고 서로 토론하며 배움의 주체가 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것이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