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최도영 기자]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강아지에게 뽀뽀를 당하는 일은 쉽사리 일어나는 일이다. 때로는 우리의 손을 핥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강아지와의 이 접촉, 과연 안전할까?
강아지의 핥는 행동의 원인은 사람과의 유대감 형성과 애정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보호자들이 강아지에게 얼굴을 핥음 당하며, ‘교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단순한 핥는 행동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많이 알려진 사례는 2018년도 위스콘신 주의 Greg Manteuful 사건이다. 단순한 고열로 시작된 증상은 급격히 악화되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전신에 멍이 나타났다. 결국 Greg Manteuful은 두 팔을 절단하고 얼굴을 재건하는 성형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의 원인은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 (Capnocytophaga canimorsus) 박테리아이다.
C. 카니모르수스는 흔히 강아지나 고양이의 침에서 발견되며,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물림이나 상처를 핥음으로써 혈류로 들어간다면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질병 관리 본부(CDC)에 의하면, 74%의 강아지와 57%의 고양이가 현재 이 박테리아를 보유 중이며, 증상은 원인에 노출된 지 2주 후부터 나타난다고 한다. 무려 치사율 30%를 가지고 있으며,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나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사람들에게 발병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급성 패혈증이나 다발성 장기 기능 장애를 초래하며, 독감과 비슷하지만 비정상적인 증상을 보인다면 C. 카니모르수스에 의한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2020년도 한 연구에 따르면 상처나 물림뿐만 아니라 점막, 구강, 눈, 코를 통해서도 박테리아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 사이에는 개에게 자주 얼굴을 핥게 했다는 공통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C. 카니모르수스가 더욱 위험한 이유는 특수한 지질다당체(LPS)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백혈구가 인식하여 분해하지 못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C. 카니모르수스는 대식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여 면역 반응을 늦춘다. 결과적으로 면역세포가 제때 활성화되지 못해 감염이 조용히 진행된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C. 카니모르수스의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2주나 걸리는 것도 설명이 된다.
하지만 C. 카니모르수스의 발병률은 극히 드물다. 2017년에는 미국에서 단 12건의 사건만 기록되었으며, 연간 100만 명당 0.5~0.67건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보호자들은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반려동물이 C. 카니모르수스를 보유 중인지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혹여 음성이 나온다 하더라도 C. 카니모르수스는 다른 동물들과의 접촉으로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고양이나 강아지에게 박테리아를 없애기 위한 항생제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럼 과연 최고의 예방 방법은 무엇일까? 박테리아 감염을 막기 위해 강아지와의 교감을 완전히 차단할 필요는 없다. 상처가 있는 부위나 쉽게 감염되는 부위를 강아지가 핥는 것을 피하고, 설령 핥았다 하더라도 즉시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본인이 고위험군 그룹(낮은 면역력, 고령자, 음주 습관)에 속한다면 평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증상이 나타날 시 즉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C. 카니모르수스의 감염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도 감염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