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va AI>
[위즈덤 아고라 / 이은율 기자] 경제 뉴스에는 숫자가 자주 등장한다.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환율처럼 객관적으로 보이는 지표들이다. 하지만 같은 경제 뉴스를 보고도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다를 때가 있다.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했다는 뉴스에 어떤 사람은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국가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분명 같은 사건을 보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감정에 따라 같은 경제 뉴스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유와, 이러한 현상이 SNS와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더 강해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경제 뉴스를 단순히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특히 confirmation bias(확증편향)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경제 뉴스는 객관적인 숫자를 다루지만, 그 원인과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사람마다 다른 생각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생각과 맞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의심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정부의 경제성장률 상승을 두고도 한 사람은 정부 정책의 성과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이전 정책이나 외부 요인의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tariff(관세) 정책을 두고도 관세가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주장과 소비자들의 부담을 높인다는 주장이 함께 나온다. 이처럼 같은 정책과 숫자를 보더라도 무엇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SNS 의 확산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경제 뉴스를 접한다. 문제는 자신이 자주 클릭하고 관심을 보이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추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의견의 뉴스와 게시물만 반복해서 보다 보면 다른 관점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경제 뉴스를 확인하기 위해 SNS를 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정치적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제 뉴스를 정치와 완전히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경제 정책은 정부의 결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는 태도다. 뉴스를 볼 때 “이 정책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른 언론에서는 같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가?”를 생각하고, 뉴스의 출처가 믿을 만한지와 제시된 데이터가 실제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Confirmation bias(확증편향)와 알고리즘의 추천은 서로 연결되어 이러한 현상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생각과 비슷한 뉴스를 더 쉽게 받아들이고,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자주 보는 내용과 비슷한 정보를 계속 추천한다. 그 결과 자신이 믿는 정보만 반복해서 접하게 되고, 다른 관점을 접할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결국 경제 뉴스가 정치적 감정으로 변하는 것은 숫자 자체에 감정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숫자를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에 감정과 신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많은 뉴스를 보는 것만큼이나 내가 왜 특정 뉴스를 믿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보도 비교하고 사실과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media literacy(미디어 리터러시)일 것이다.
경제 뉴스를 볼 때 중요한 것은 어떤 의견이 맞는지 바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다. 숫자는 하나지만 그 숫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경제 뉴스가 넘쳐나는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태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