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기술, 한계점이 어디일까? 드라마에서 보았던 멸종 동물의 복원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이지윤 기자]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북미 대륙의 늑대 ‘다이어 울프’가 최근 유전자 편집을 거쳐 복원 과정에 있음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회사는 미국의 멸종동물 복원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다. 콜로설은 다이어 울프가 멸종하기 전 남겼던 1만 3천 년 전의 이빨과 그보다 더 오래된 7만 2천 년 전의 두개골에서 다이어 울프의 유전자를 추출함으로써 다이어 울프 유전자를 가진 새끼 늑대 세 마리를 탄생시켰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멸종 동물 복원 시도는 다이어 울프가 처음이 아니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이어 울프를 복원하기 전, 지난 3월에 여러 생쥐 유전자들을 편집해 멸종 동물인 털매머드를 복원하기 위한 길을 열었다고 밝힌 바가 있다. 생쥐와 코끼리는 다른 과에 속한 동물들이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개과 동물의 유전자를 편집해 복원을 시도했다. 회색 늑대의 유전자와 채취된 다이어 울프의 유전자를 비교했더니 약 99.5%의 일치율을 보여주었다. 그를 통해 연구진은 회색 늑대의 세포를 채취해 그중 20개의 유전자를 골라 다이어 울프와 같은 구조로 편집했다. 최종 단계에서 5개의 유전자가 삭제되었는데, 그 이유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수정된 세포를 수정란에 집어넣어 개에게 이식한 결과로 세 마리의 새끼가 탄생했다.

이 유전자 편집으로 태어난 새끼들은 외형이 다이어 울프와 쏙 빼닮아 있다. 두껍고 하얀 털과 같은 외형적 부분은 도드라지게 닮았으나, 아직 다른 다이어 울프의 특성이 새끼들에게 보이는지는 알 수 없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또 한 번 논쟁에 나섰다. 멸종된 동물을 복원한다는 것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멸종 동물 복원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유전자 몇 개만 바뀐 회색 늑대에 불과한 데다 생명을 무시하는 작업인 탓에 ‘혐오스럽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과학자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지금 태어난 새끼들처럼 유전자 20개를 조작한다고 해서 침팬지를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에 의해 탄생한 다이어 울프는 털 색깔과 질감 같은 외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 유전자가 편집되었으므로 다이어 울프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태어난 늑대들이 다이어 울프의 행동을 배울 수 있는 그들의 무리에서 자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상들의 독특한 특징들을 얻은 것도 아니라고 아담 보이코 미국 코넬대 교수가 설명했다.

아직 다이어 울프와 유전자를 바꾼 회색 늑대 새끼들이 어떤 부분에서 정확히 99.5%의 일치율을 보이는지에 관한 연구 논문이 나오지 않았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또 앞선 매머드쥐의 논문에 따르면 털북숭이 쥐가 ‘곱슬한 털’이라는 외형만을 닮았다고 전하였던 것을 바탕으로 다이어 울프도 매머드쥐와 다를 것이 없다는 비판도 솟구쳤다.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유전학자 닉 롤렌스는 콜로설에 대해 “우리가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이 멸종되어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뜻이냐, 멸종 방지 기술을 개발하되 남은 동물을 보존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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