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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세대의 늘어나는 ‘쓰레기집’

 ‘저장장애’의 원인과 해결방안

< Illustration by HyeongJu Lee (이형주) >

[객원 에디터 8기 / 이정현 기자] 최근 2-30대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쓰레기집’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쓰레기집’이란 생활 쓰레기가 쌓여 있지만 치우지 않은 주거 공간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라고 부르며,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쌓아 두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며, 쓰레기집이 늘어나는 이유를 경제적 어려움, 정신 건강 문제, 그리고 사회적 고립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최근 몇 년 동안 집값과 월세가 크게 오르고 취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많은 청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쓰레기집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월세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집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사놓고 다 먹지 못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긴 근무 시간과 잦은 야근으로 인해 집을 청소할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것도 쓰레기집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다. 

정신 건강 문제 또한 깊은 연관이 있다. 최근 우울증, 불안장애, 번아웃 증후군 등을 겪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집을 정리하는 데에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장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불안감 때문에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집이 더 어질러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이러한 정신 건강 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 고립 역시 쓰레기집 증가의 중요한 요인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비대면 생활 방식이 확산되면서, 청년들이 타인과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가족이나 친구가 집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집을 정리했지만, 이제는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집을 깨끗이 유지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집이 점점 더 지저분해지고, 결국 쓰레기집으로 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면서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물건을 계속 모으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쓰레기집 현상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도 깊이 관련이 있다. 높은 주거비, 긴 노동 시간, 정신 건강 문제, 그리고 사회적 고립이 맞물리면서 이런 현상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청년들의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쓰레기집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전문가들은 정신 건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을 위한 정신 건강 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저장장애를 포함한 심리적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치료와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공공 청소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집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청소 지원 서비스나 주거 관리 컨설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복지 서비스와 연계하여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지역 사회 내 모임이나 커뮤니티 활동을 늘리는 등 사회적 관계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지역 단위의 자조 모임이나 멘토링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청년들의 사회적 연결을 돕고, 관계 단절을 예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쓰레기집 현상이 단순한 개인의 위생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청년층이 경제적·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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