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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존재, 과학 혹은 미신?

귀신, 과연 존재하는가
심리적, 물리적 환경 요인이 커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정연이) >

[객원 에디터 8기 / 김채희 기자] 귀신의 존재는 오랜 세월 관심을 받은 주제다. 귀신을 본 사람의 경험담은 믿을 만한 것인가.  한국에서의 귀신은 주로 한을 품고 죽은 이들의 영혼으로 여긴다. 일례로 ‘처녀귀신’은 결혼하지 못하고 죽은 젊은 여성을 상징하며, 미련과 원한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징은 전통 설화와 무속 신앙에서 자주 등장한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유령이 죽은 자의 영혼으로 간주된다. 어떠한 일을 완성하지 못한 채 죽은 이들이 특정 장소에 얽매인 영혼으로 묘사된다. 특히 미국의 핼러윈 문화는 죽은 자의 영혼이 이승으로 돌아오는 날로 여겨 귀신이나 괴물로 분장하는 풍습이 있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귀신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다. 불교에서는 귀신을 악귀로 표현하며, 이는 욕망에 집착하여 고통받는 존재로 상징한다. 무속에서는 귀신이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상징으로, 인간과 신의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바라본다. 

귀신 경험은 종종 심리적 요인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가위눌림, 착각, 환각과 같은 현상으로 귀신 경험을 분석했다. 가위눌림은 수면 중 마비 상태에서 공포를 경험하는 현상으로, 귀신을 본 듯한 착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극도의 스트레스나 불안 상태에서 환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의 리처드 와이즈먼 교수는 귀신이 보이는 것이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두운 조명, 좁은 공간, 불규칙한 자기장 등이 귀신의 존재를 느끼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잉글랜드 햄프턴 궁전과 스코틀랜드 사우스브리지 지하실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과정에서 귀신이 자주 목격된다는 장소들은 종종 특정한 물리적 환경의 특징을 공유한다고 주장했다. 자기장 변화와 저주파 음파는 인간에게 이상한 감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의 신경과학자 마이클 퍼싱어는 자기장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초자연적 존재를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주파 음파는 인간의 귀로 들리지 않지만 불안감과 두통, 이상한 기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특정 장소에서 반복될 경우 사람들은 이를 귀신의 존재와 연관 지을 가능성이 높다. 

리처드 와이즈먼 교수 외에도 귀신 경험과 관련된 과학적 연구는 꾸준히 이뤄졌다. 일례로 A. 랭과 P. 하우런은 유령 집 경험을 조사하며, 환경적 요인이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은 낮은 조도, 소음 온도 변화가 사람들이 귀신을 느끼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심령학자들은 귀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귀신의 존재 여부는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심리적, 물리적 요인을 통해 귀신을 본 경험을 설명하고 있지만, 모든 사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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