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동물이 가진 공통적인 유전자
장수의 상징, 그린랜드 상어
코끼리와 그린랜드 상어의 공통점
(사진 출처: 뉴시스)
[객원 에디터 / 8기 김채희 기자] 왜 어떤 동물은 수 십년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어떤 동물은 수백 년을 살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몸 속 유전자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 중 하나인 그린랜드 상어는 평균 수명이 400년에 달한다. 한편 코끼리는 몸집이 크지만, 암 발병률이 놀랍도록 낮다. 두 동물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동물의 장수와 건강 비결은 바로 ‘TP53 유전자’에 있다. TP53 유전자는 DNA 손상을 복구하고, 손상이 심할 경우 세포 자열사를 유도하여 암세포 발생을 방지한다. 특히 코끼리는 TP53 복제본이 20개 이상 존재하며, 그린랜드 상어는 TP53 네트워크의 안전성을 통해 장수와 암 예방을 동시에 달성한다.
그린랜드 상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척추동물로 알려졌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TP53 유전자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세포의 유해한 돌연변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해당 과정은 특히 ‘점핑 유전자’로 불리는 유전적 불안정 요소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세포 손상이 축적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장수와 건강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그린랜드 상어는 심해에서 서식하며, 느리게 성장하는 특성을 지닌다. 느린 대사율은 세포 스트레스를 줄이고 노화 속도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환경적 특성과 유전자 네트워크가 결합하여 그린랜드 상어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놀라운 장수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 코끼리는 TP53 유전자의 복제본을 20개 이상 갖고 있다. 복제된 TP53 유전자는 세포 손상이 발생했을 때 세포 자멸사를 빠르게 유도하여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코끼리는 암세포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가짐에도 암 발병률이 낮다. 이는 바로 TP53 복제본의 다중 역할 덕분이다. 세포 손상이 감지되면 복제된 TP53 유전자들이 동시에 작동하여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한다. 이를 통해 암 발생을 막을 뿐 아니라 세포 건강을 장기간 유지한다. 이러한 메커니즘 덕분에 코끼리는 페토의 패러독스(Peto’s Paradox)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두 동물 모두 TP53 유전자와 그 네트워크를 통해 세포 손상 복구와 자멸사 유도를 강화하며 이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동물이 완전히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독립적으로 진화했음에도, 장수를 위한 유전적 전략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는 TP53가 생물학적으로 보편적인 생존 메커니즘임을 보여준다.
두 동물 모두 TP53유전자와 그 네트워크를 통해 세포 손상 복구와 자멸사 유도를 강화하며, 이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 두 동물이 유사한 유전적 전략을 통해 장수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장수 동물들의 TP53 유전자 연구는 인간의 노화와 질병 치료에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코끼리의 TP53 복제본을 활용한 암 치료 전략이나, 그린랜드 상어의 DNA 복구 메커니즘을 모방한 노화 방지 기술 개발이 미래 연구의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