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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솔레이마니 4주기 현지 추모식서 대형 테러 발생… 103명 이상 사망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벌어진 단일 사건 중 최대 규모 인명피해 발생

이란, 암살된 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 행사서 의문의 폭발 사고

<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이하나) >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윤 기자] 지난 1월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4년 전 미군에 암살당한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념식 행사장에서 두 차례 폭발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번 폭발 발생으로 103명 이상이 사망하고 18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사고당일부터 폭발 사고를 의도적인 테러라고 규정하며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IS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발생한 가셈 솔레이마니 4주기 추모식 폭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텔레그램 성명에서 그들 대원이 폭발물 조끼를 활용해 군중 사이에서 폭발을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던 중, 조사에 착수한 이란 정보부는 폭발 사건에 연루된 공범을 현재까지 총 35명 검거했고, 폭발물 테러를 한 범인이 이스라엘계 출신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러 발생 당일 오후 2시 45분쯤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서 큰 소리와 함께 첫 폭발이 터졌다. 당일 로이터는 이란 국영 TV를 인용해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900 km 가량 떨어진 도시 케르만의 ‘순교자 묘지’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념식을 진행하던 도중 약 700 m 거리의 도로에서 큰 소리와 함께 폭발이 두 차례 연달아 발생했다고 전했다. 첫 번째 폭발 때 현장에 도착해 부상자 응급조치 등을 하던 구조대원 3명도 이 폭발로 안타깝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방송에 출연해 “이번 폭탄 공격은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려는 여러 음모의 연장선에 있다”며 “테러범들에게 곧 강력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민들에게 “추측과 루머를 믿지 말 것”을 요청했다. 사건 발생 이후, 이란 국가의료긴급기구는 이로 인해 총 244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념식을 기념하기 위해 밀집된 인파만 수백 명이 넘었다며 사망자 수는 정부가 발표한 수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지에선 이번 테러 사건이 자살폭탄 테러범의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온라인에선 폭발 현장에 IRGC(이슬람 혁명 수비대) 고위 관리가 있었다는 루머가 퍼졌지만, IRGC와 연계된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 같은 추측에 대해선 부인했다. 일부 목격자는 “공동묘지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가스통 여러 개가 폭발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목격한 가스통이 정확한 폭발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이후,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언론에 “폭발물이 여행가방에 담겨 원격 제어로 폭발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밖의 사령관을 테러 범죄의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했다. 

아울러, IRGC 정예 쿠드스군을 지휘하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지난 2020년 1월 3일 미군의 바그다드 국제공항 공습 과정에서 미군의 드론 폭격에 의해 숨졌다. 이란 군사활동의 설계자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세력 확장을 이끈 군인으로 국가적인 추앙을 받는 인물이다. 더불어,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이번 테러 폭발 사고를 이스라엘이 배후인 테러로 지목한 만큼, 이란이 가자 지구 전쟁에 직접 개입할 명분이 명확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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