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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다시한번 출근길에 나서는 이유

수십년간 지속된 이동권 시위의 역사

장애인 단체들이 출근길 시위에 임하는 이유

<Illustration by Bomin Kim>

[객원 에디터 3기/ 박시우 기자]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도하는 출근길 시위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출근길 시위는 장애인 및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로, 주로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 지하철의 운행을 지연시키며 정부와 교통사들의 부족한 교통약자 배려에 항의하는 시위이다. 출근길 시위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완비나 저상버스 운행 확대 등의 조치를 통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여 그들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돕는 조치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 시위가 주목을 받게 된 건 요즘의 일이지만, 이동권 시위의 역사는 길다. 이동권 시위의 본격적인 시작은 2001년 오이도역 사망사고부터다. 오이도역 사망사고는 설날을 맞이해 귀성하던 노부부가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였다. 사고 이후 장애인 단체들이 이동권 보장과 그를 위한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시위하였고, 이것이 장애인 이동권 시위의 시초다. 이후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서울시장들이 연이어 취임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애인들이 이토록 이동권에 목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동권이 장애인들의 노동과 사회활동에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같이 자유롭게 교통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멀리 떨어져 있는 치료, 재활 시설을 방문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모임에 참석하거나, 먼 거리에 위치한 직장에 취직하여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게 된다. 장애인 이동권은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것이다. 또한, 휠체어 리프트 사고와 같은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이동권 보장은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장애인 이동권 실태는 매우 열악하다. 지하철은 여전히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역들이 있고, 버스는 저상버스 도입률이 목표인 42%에 한참 못 미치는 28%에 머무르는 데다 탑승 장비가 망가져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장애인 콜택시는 불합리한 배차 시스템 때문에 1시간에서 4시간은 기다려야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장애인을 위해 만든 제도들이 대부분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은 가까운 거리조차 쉽게 이동할 수 없고, 그로 인해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장애의 88%는 후천적 장애라고 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로 장애인들이 겪는 고충을 막연한 문제로 여기기보단 그들이 겪는 고충과 문제들에 대하여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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