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진행 과정

<OpenAI의 DALL·E 제공>

[객원 에디터 9기 / 곽지윤 에디터]\

13세기 중반, 교황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자 가톨릭 교회는 새로운 선출 방식을 도입했다. 1274년부터 시작된 콘클라베는 오늘날까지도 교황을 뽑는 우일한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함에 따라 추기경단의 주도 아래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를 진행했다. 

콘클라베 (Conclave) 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cum clave’, 즉 “열쇠로 잠그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교황 선출 과정이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비밀리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상징한다. 실제로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추기경단은 바티칸 시국 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비밀리에 진행되는 교황 선출에 유일하게 투표권을 가지게 되는 추기경단은 누구일까?

추기경은 전 세계 가톨릭 성직자 중 교황이 직접 임명한 고위 성직자로, 교회의 중요한 결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대주교, 교황청의 주요 부서 수장, 또는 교회에 큰 공을 세운 인물들이  추기경으로 임명된다. 현재는 만 80세 이하의 추기경만이 교황 선출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추기경들은 어떻게 선별된 후보들 중에 투표하게 되는것일까?

콘클라베의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교황 선출에 공식적인 명단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추기경단은 누구에게나 투표할 수 있으며 추기경이 아닌 사람에게 투표할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는 추기경단 내부에서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예를 들어 바티칸 국무원 출신, 세계 주요 도시의 대주교, 또는 교황청의 주요 교리 기구를 이끌던 인물들이 자주 언급된다. 

그렇다면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전 교황의 선종 후  9일간의 장례 미사를 지닌 후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바티칸으로 소집된다. 그렇게 시작한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 내부에 고립된 채 투표를 진행한다. 하루에 두 차례, 오전과 오후에 투표가 실시되며 추기경단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은 사람이 교황으로 선출된다. 만약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은 사람이 없으면 투표를 다시 진행한다.

투표를 끝낸 후에는 투표용지를 태워 사람들에게 투표 결과를 알린다. 만약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검은 연기가 나온다면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피워 오른다면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굴뚝이 보이는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 모여 흰 연기가 피워 오르길 기다린다. 최종 당선자는 당선을 수락하면 즉시 새 교황이 되어 자신의 교황 이름을 정하게 된다. 

흰 연기가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르면 수많은 신자와 취재진이 광장에 모인다. 그리고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한 추기경이 발코니에 등장해 전통적인 라틴어 문장, “Annuntio vobis gaudium magnum: Habemus Papam!” (여러분께 큰 기쁨은 전합니다: 우리는 교황을 모셨습니다!) 으로 새교황을 공식 발표한다. 선포가 끝나면 새 교황이 발코니에 등장해, 전 세계 신자들을 향해 첫 인사를 전한다. 이 순간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전 인류에게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여겨진다.

최근에,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의 첫 교황이 레오 14세가 선출되었다.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는 남미 페루에 가서 정글과 산악 지대, 빈민가와 거친 바닷가를 넘나들며 20년간 선교 활동을 했다고 한다. 주교로서 지금껏 보여준 그의 영적 지향이 교황의 자리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궁금하다.

참고 기사: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50424500105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310300216726

Leave a Reply

Back To Top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