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으로 데이터센터 식히는 친환경 플랜
빅테크 기업들의 지상 과제
IDC 전력량 전 세계 전기 소비의 3% 넘어
[객원 에디터 6기 / 안현호 기자]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에 따른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담당하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된 활동량은 IDC가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게 되면서, 친환경 문제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IDC는 24시간 운영되며, 서버에서 발생한 열뿐만 아니라 냉각과 습도 유지를 위한 추가 전력 소비로 인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IDC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만큼 화력 발전에 의한 탄소 배출 문제가 발생한다. 24시간 운영하는 IDC는 서버에서 엄청난 열이 나오면서 운용 전력 외에 냉각과 습도 유지에도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IDC가 쓴 전력량 추정치가 240~340 테라와트시(TWh)로, 전 세계 전기 소비의 3%를 넘어서는 규모이다. 이는 평균적으로 대규모 IDC는 연간 20~50 메가와트(Mw)를 쓰는데 이는 3만 7,000가 정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다.
이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IDC를 친환경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극 지역에 IDC를 건설하거나 차가운 바닷물에 서버를 구축하는 등의 창의적인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메타는 2013년 스웨덴 룰레오에 IDC를 건설했는데, 이 지역은 북극과 가까워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25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찬 북극 바람으로 서버를 식히고 전력은 인근 수력 발전소를 이용해 냉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또한 메타는 IDC 설계 단계부터 열 관리에 적합한 구조를 고민한 결과, 구성 요소를 레고블록처럼 만들어 이동과 결합이 쉽도록 설계하였다. 특히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보관하는 공간에서 공기의 순환이 용이하도록 구조를 짜고 상황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구글은 2011년 핀란드의 항구도시 하미나에 IDC를 건설하였다. 차가운 바닷물을 끌어와 IDC를 식히는 데 사용하고, 열 방출에 특화된 서버용 신소재도 개발했다. 또한 딥마인드의 AI 기술을 이용해 열펌프를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을 예측하여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글의 IDC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IDC의 전력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력사용효율(PUE)을 보면 구글의 PUE는 2008년 1.22에서 2021년 1.1로 감소했다. PUE가 1에 가까울수록 IT 장비 외에 드는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 세계 IDC 평균 PUE 1.57보다 매우 낮은 수치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인근 바다에 IDC를 시범 구축하였다. 이는 바닷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금속 재질의 컨테이너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해수의 낮은 온도를 이용하여 서버를 차갑게 하는 특징이 있다. IDC를 해안도시 근처의 바닷속에 건설하여 데이터의 이동 거리를 줄이는 효과도 노렸으며 서버를 절연성 액체 냉매에 담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로 냉매를 기화시킨 다음 응결, 순화시켜 냉각 효율을 끌어올리는 신개념 냉각 시스템도 지난해 도입했다.
미국의 서버 업체 페어네트웍스는 독창적인 전환을 통해 사막 지역에 IDC를 건설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건물 외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높은 기온이 특징인 사막 환경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러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얻은 전기를 활용하여 IDC의 냉방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는 찬물이 흐르는 벽을 활용하여 IDC의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도입하였으며, 외부 공기를 이용하여 냉각 시스템을 운영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IDC의 건설은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