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우리 집 앞에 우주 쓰레기가 떨어진다고?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이채은 기자] 우주 쓰레기가 우리 집 앞으로 떨어진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은 우주 쓰레기가 무슨 큰 피해를 일으킬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는 우주 쓰레기가 어떻게 자기 집 앞에 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왜냐하면 최근 우주 쓰레기로 인한 문제들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NASA가 화물 팔레트 EP-9의 폐기를 명하면서 팔레트가 지구 궤도를 2~4년 정도 더 머물다가 낙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와 가까운 미래가 이 범위에 속한다. 지난 4월 보고된 분석에 따르면 5년 동안 우주 쓰레기 추락 사례가 884% 증가했다.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한반도 인근에 잔해물이 추락할 것으로 우려해 두 차례 외출에 유의하라는 재난 안전 문자를 받았다. 

우주 쓰레기는 임무가 종료된 또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우주비행체, 그 부속품, 파편 등을 이야기한다. 우주 쓰레기는 발사체가 지나는 궤도를 따라 돌거나 지구 궤도를 따라 돌기도 한다. 다소 무작위적으로 주행해서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돌 수도 있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로 추락할 뿐만 아니라 우주 비행체와 부딪힐 수도 있다. 1977년 소련의 인공위성 코스모스 1275는 우주 쓰레기와 충돌해 또 다른 새로운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냈고, 그 이후에도 이러한 일이 몇 번 일어났다.

대부분의 우주 쓰레기는 지상으로 추락할 때 대기권에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에 타서 없어진다. 하지만 특정한 재료로 만들어져 고온을 견딜 수 있는 부속품들이나 무게가 1톤이 넘는 물체는 떨어질 때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부터 계속해서 이러한 추락으로 인해 물건이 파손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곤 했다. 아주 작은 우주 쓰레기도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가속도를 받으면 엄청난 파괴력을 일으킨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지금까지는 우주 쓰레기들은 관측을 통해 분류되고 관리된다. 미국에서는 우주 물체 감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망원경과 레이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하늘을 관측하고 물체를 찾아낸다. 새로운 물체가 보일 때는 데이터에 새로 추가하고 궤도 및 정보들에 따라 관리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 국가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시스템에 따라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이 공유하는 물체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감시하는 중이다. 

우주 쓰레기의 추락에 관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피해 정도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 유럽우주국에서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지구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1억 3,100만 개가 넘는다. 그중 큰 크기를 가진 물체는 약 4만 개 정도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이대로라면 2035년까지 2년 한 번꼴로 추락한 우주 쓰레기가 사람을 죽이거나 큰 부상을 줄 것으로 예측한다. 점점 더 발사되는 발사체의 수가 늘어나면서 우주 쓰레기의 양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본다.

전 세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술 및 법안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고안된 방법 중 몇 가지는 쓰레기들을 지구 대기권으로 재돌입 시켜 완전히 연소시키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쓰레기들을 다른 인공위성들이 사용하지 않는 궤도로 옮겨 충돌을 막는 것이다. 쓰레기를 청소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는 중이다.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드래그 돛(drag sail)은 로켓이나 위성 잔해에 달라붙어 쓰레기가 되기 전에 회전 속도를 줄여 대기권으로 떨어지게 한다. 또는 먼 거리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우주 쓰레기 파편을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의 김영주 의원은 인공 우주물체의 추락 및 충돌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인 우주 교통 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 우주 쓰레기는 오로지 한 국가의 책임이 아닌 여러 국가가 기반을 둔 문제이기 때문에 협의를 끌어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힘든 과정이 있겠지만 노력해야 한다. 우주는 밤하늘 너머의 공간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담긴 곳이다. 이 공간을 개발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비행체가 하늘을 조준할 것이다. 그 결과로 우리는 더 넓은 세계를 알아가고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우주 쓰레기가 우리 집 앞으로 떨어지는 두려움도 공존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려움으로 우주를 향한 도전을 포기할 일이 없게 앞으로 어떻게 우주 쓰레기를 예방하고 처리할 것인지에 관한 해결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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