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사회화, 사교적인 동물이 더 오래 산다
[객원 에디터 8기 / 정동현 기자] 지난 10월 24일 OXFORD BIOLOGY지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롭 살게로-고메스(Rob Salguero-Gómez) 교수 연구팀의 “사회적인 종이 더 오래 산다(More social species live longer)”란 기사를 통해 새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사회성이 높은 동물종이 고립 생활을 하는 동물에 비해 더 오래 살고, 번식 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회성은 번식 가능성을 높여, 더 오래 살고 더 오랜 기간 번식을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포유류, 조류, 곤충, 산호 등 다양한 분류군의 152종을 대상으로, 해파리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동물계를 포함하는 최초의 포괄적인 연구이다.
해당연구는 사회적 행동 수준이 높은 코끼리, 원숭이, 홍학, 앵무새 등과 같은 동물은 더 긴 수명과 더 긴 번식 가능 기간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립적으로 생활하는 물고기, 파충류, 일부 곤충 등은 수명기간이 더 짧고 제한된 번식 기간을 보였다. 또한, 사회적 동물은 종종 성숙 시기를 늦추는데, 이는 수명 연장과 더 긴 번식 기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동물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도전에 직면할 수 있고, 집단 회복력은 더 강한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집단생활의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동물의 사회성을 소개하며 종을 고립형, 군거형, 공동체형, 군집형, 사회적 동물로 분류하는데, 이러한 세분화는 사회적 행동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서 동물의 사회성을 다섯 단계로 분류했다.
1. 단독형 (solitary): 호랑이처럼 번식기 외에는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
2. 군거형 (gregarious): 영양처럼 집단생활을 하지만 상호작용은 거의 없는 동물.
3. 공동체형 (communal): 암청색 큰제비처럼 때때로 둥지를 공유하지만 공동 번식은 하지 않는 동물.
4. 군집형 (colonial): 공동 둥지를 사용하는 새들처럼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동물.
5. 사회적 동물 (social): 코끼리처럼 개체들이 가까이 살며 안정적이고 조직적인 집단을 형성하고, 협력 번식과 계층 구조 등 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는 동물.
연구는 사회성이 높은 종일수록, 단독생활을 하는 단독형 동물보다 더 오래 살고, 성숙기가 늦어지며, 번식 성공 가능성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인 동물이 자원을 공유하고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으며, 새끼를 키우는 데 더 도움을 받는 등 이점을 누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살게로-고메스 교수는 사회성은 많은 동물의 근본적 측면이지만, 사회성에 따른 비용과 이점에 대한 분류학적 증거는 부족하다고 밝히며, 다양한 동물 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사회성이 수명과 번식 기간 연장에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차원에서 의미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는 동물의 사회성과 수명에 대한 연구가 사회적 동맹을 통해포식자로부터의 보호로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지만, 사회적 위계와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그 반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동물의 사회성 연구의 중요성과 인간종
동물의 사회성 연구는 동물 행동과 생태학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성은 동물 개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협력하며 경쟁하는지를 설명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동은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러한 연구는 동물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 Times지 “How Does Social Behavior Evolve?”와 2010년 Nature Education Knowledge의 McGlynn, T교수의 연구 등을 종합해 보면 동물의 사회성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1. 생존 전략 이해: 사회적 동물들은 무리 생활을 통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며, 번식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사자와 같은 사회적 포식자는 집단 내에서의 협력이 사냥 성공률을 높이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의 방어를 강화한다.
2. 행동 진화 분석: 사회적 행동의 진화는 동물 행동 연구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다. 진화 생물학자들은 왜 특정 동물들이 사회적 행동을 발전시켰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러한 행동이 생존과 번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분석한다.
3. 인간 행동 및 사회의 이해: 인간 역시 사회적 동물로서, 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연구하는 것은 인간 사회의 진화적 기원과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영장류의 사회적 구조와 인간 사회를 비교함으로써 사회적 유대, 협력, 갈등 해결 등의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다.
4. 보전 생물학 적용: 사회적 구조를 이해하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보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특정 서식지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면, 서식지 복원이나 개체군 관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의 사회성 연구란 생태학, 진화생물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