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신승우기자 ] 불과 두 달 전 휴전으로 잠시 숨을 돌렸던 가자지구가 다시 폭격에 휘말렸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18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며 하마스를 겨냥한 공격을 강화했고, 22일에는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공습을 개시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 체결된 휴전이 깨진 지 두 달 만에, 이스라엘 방위군은 모라그 축과 필라델피 회랑을 포함한 가자지구의 62제곱킬로미터(전체 면적의 약 17%)를 보안 구역으로 점령했다. 이는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스라엘 카츠가 발표한 “가자지구 일부를 영구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방침과 연계된 작전으로, 하마스를 압박하고 인질 석방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 작전은 3월 18일 이후 팔레스타인 민간인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8만 명 이상이 강제로 이주하면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이스라엘이 3월 22일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하며 전선을 확대한 점이다.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전쟁에 연대하며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최소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갈등이 지역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군사적 확대를 하마스 지하 터널 파괴와 안보 확보의 필요성으로 정당화하지만, 민간인 피해와 영토 점령은 갈등의 장기화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로켓 발사를 지속하며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추가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항복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러한 강경 정책은 협상 가능성을 줄이며 전쟁의 종결을 지연시키고 있다.
군사적 확대와 병행하여,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갈등의 장기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모든 빵집이 31일째 문을 닫았고, 2백만 명 이상의 주민이 식량, 연료, 의약품 공급 차단으로 고통받고 있다. 유엔은 이를 기근 단계로 분류하며, 특히 15,000명의 여성과 520명의 아이들이 건강 지원 부족으로 생존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제한적인 원조를 허용한다고 주장하지만, 유엔은 이를 터무니없다고 비판하며 봉쇄 해제를 촉구했다.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하마스는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24명을 포함해 총 59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전쟁 종료 없이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가자지구 일부를 영구 병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제 사회의 반응도 갈등의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봉쇄와 민간인 공격을 비판하며 원조 접근을 촉구했지만, 미국의 지속적인 지지로 인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유지하며 이스라엘의 강경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휴전 붕괴와 헤즈볼라와의 전선 확대를 계기로 다시금 격화되며 장기화되고 있다. 군사적 확대, 인도적 위기, 내부 갈등, 그리고 정치적 교착 상태가 얽히며 갈등의 해결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이스라엘의 영토 점령과 봉쇄는 하마스의 저항과 민간인 피해를 증폭시키며, 협상 실패는 양측의 강경 입장을 강화한다. 현재로서는 전쟁의 종결이 불투명해 보인다. 이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양측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커질 것이며, 국제 사회의 강력한 중재 없이는 평화의 길은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